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1일 열린 올해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유지하기로 했다. 3.50% 기준금리는 작년 1월 13일부터 다음 금통위 시점(8월 22일)까지 고려하면 1년 7개월 이상 유지되는 셈이다.
금통위가 이날 12연속 동결을 결정한 데는 최근 환율과 가계대출, 부동산 불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까지 1380원대 안팎에 머물고 있다. 최근 주택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면서 다시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대출도 또다른 금리 동결 배경이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더 낮춰주면, 약 3년 전의 집값 폭등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와 같은 가계대출 광풍이 재연될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하에 여전히 신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태도도 금통위의 동결 결정에 힘을 실었다.
다만 통화정책의 제1 목표인 국내 물가 지표는 안정적이다. 아직 한은의 목표(2%)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 2.4%)은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2.2%까지 떨어졌다.
따라서 시장과 전문가들은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에도, 당국이 물가 둔화 흐름에 대한 긍정적 평가 및 금리 인하 검토 등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