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또한번 '야구 천재'를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이번엔 발로 팀을 패배에서 승리로 바꿔 놓는 게임 체인저의 역할을 했다. 김도영은 데뷔 3년차인 올해 KBO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홈런 타자가 아니지만 23개의 홈런을 치며 홈런 랭킹 2위에 올라있는데 그 영양가도 높다. 중요한 순간 한방을 쳐 팀을 승리로 이끈다.
홈런이 아니더라도 찬스에서 안타로 점수를 뽑아낸다. 61타점으로 전체 12위, 팀내 2위의 타점을 올리고 있다.
안타를 치면 빠른 발로 스스로 득점권에 가서 중심 타자들의 안타에 득점을 한다. 벌써 83득점을 했다. 2위인 KT 위즈의 멜 로하스 주니어가 66득점이라 무려 17점의 차이를 보인다.
10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선 안타가 없었다. 5타수 무안타였다. 볼넷도 없어 한번도 출루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순간 빠른 발로 동점을 만들었다. 바로 9회초였다.
최원준의 적시타로 1-2로 쫓아간 9회초 1사 1루. 3루측 KIA팬들의 엄청난 환호 속에 김도영이 등장했다. 이전까지 3타수 무안타. 상대 선발 디트릭 엔스를 상대로 세번 모두 외야 플라이에 그쳤다. 특히 7회초 1사 2루의 찬스에서는 우중간 깊은 안타성 타구를 날렸으나 상대 우익수 홍창기의 빠른 대시로 잡히고 말았다.
동점을 만들기 위해선 이번 타석에서 안타가 필요했다. 하지만 LG 마무리 유영찬을 공략한 타구가 힘없이 유격수 쪽으로 흘렀다. 타구가 느린 덕분에 1루주자만 2루에서 아웃. 김도영은 1루에서 살았다. 2사 1루에서 최형우까지 타석이 왔다. 1B1S에서 3구째 김도영이 2루로 스타트를 끊었고 이때 최형우가 좌중간 안타를 때렸다. 그리고 김도영의 빠른 발이 동점을 만들었다. 타구가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졌을 때 김도영은 이미 2루를 돌아 3루로 뛰고 있었고, 좌익수 안익훈이 잡아 구본혁에게 왔을 때 김도영은 3루를 돌아 홈으로 달리고 있었다. 구본혁이 홈으로 던지려 했으나 이미 타이밍이 늦어 송구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엄청난 스피드가 만들어낸 극적인 동점. 결국 KIA는 10회초 박찬호의 역전 희생플라이와 최원준의 쐐기 적시타 등으로 5대2의 역전승을 만들어 냈다.
전날엔 4타수 2안타 1타점 2볼넷으로 무려 4득점을 했던 김도영은 이날 득점으로 5경기 연속 득점을 이어나갔다. 언제든 승리 옆엔 김도영이 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