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41살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영양가. MVP 레이스가 어쩌면 집안 싸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또 한번의 결정적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최형우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2득점 경기를 펼쳤다.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최형우는 첫 타석부터 감이 좋았다. 1회초 1사 2루 찬스에서 적시타를 치면서 가볍게 2루 주자를 홈까지 불러들였고, 3회 두번째 타석에서도 2루타를 터뜨렸다.
세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플라이로 잡힌 최형우는 6회초 네번째 타석에서 결정적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렸다.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의 호투를 앞세운 KIA는 초반 득점으로 5-0 여유있게 앞서 있었다. 그런데, 5회말 LG도 따라붙는 점수를 만들었다.
3점 차로 추격을 당하는 상황에서 6회초 다시 기회가 왔다. 1사 2,3루에서 LG 벤치는 김도영을 자동 고의4구로 거르고, 다음 타자 최형우와의 승부를 택했다. 그리고 투수를 김영준에서 좌완 이상영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최형우는 기다렸다는듯이 홈런을 쳤다. 2B2S에서 5구째 슬라이더를 통타해 잠실구장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비거리 105M 만루홈런. 추격을 시작하던 LG의 힘이 빠지는 홈런이었다. 경기 중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최형우도 1루를 돌면서 홈런을 확인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했다.
이날만 5타점을 추가한 최형우는 78타점으로 이 부문 리그 단독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활약상이다. 올 시즌 그의 타율 자체는 높지 않다. 아직 3할을 회복하지 못했고, 최근 10경기 타율도 2할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팀이 가장 필요할 때, 결정적 안타와 홈런으로 간절했던 점수를 만들어주면서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200% 해내고 있다.
올 시즌 정규 시즌 MVP 레이스에서 가장 앞선 선수는 김도영이다.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스포츠조선이 진행한 10개 구단 단장, 감독, 수석코치, 대표 선수 2인 등 총 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김도영이 70%(50표 중 35표)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전반기 MVP로 꼽혔다. 후반기에도 이 페이스를 어느정도 유지하고, 소속팀 KIA가 1위를 굳힌다면 충분히 MVP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최형우 역시 MVP 레이스에 도전해볼 수 있는 페이스다. 올해로 41세인 그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활약. 최형우가 건재한 만큼 KIA도 우승에 가까워지고 있다. MVP 레이스가 KIA 내부 경쟁으로 좁혀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