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직 남아있는 대기록들이 있는데, 예상치도 못한 부상이라는 암초에 걸려 움직일 수 없는 답답함이다. NC 다이노스 손아섭은 빠르게 그라운드에 돌아올 수 있을까.
NC 손아섭이 무릎 부상을 당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4일 창원 SSG 랜더스전 2회초 수비 도중 박민우와 충돌하면서 부상이 발생했다. 두 수비수가 빠른 속도로 마주 달려오다 정면으로 부딪혔고, 그 과정에서 넘어진 손아섭은 왼쪽 무릎에 큰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박민우는 잠시 괴로워하다 스스로 일어나 걸었지만, 손아섭은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확인한 후 부축을 받아 덕아웃으로 이동했다.
휴식기 동안 여러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고, 8일 NC 구단이 부상 내용을 정리해 발표했다.
왼쪽 무릎 후방 십자 인대 손상.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 하나는 일단 당장 수술이 아닌, 재활 회복 치료를 택했다는 점. 손아섭은 고정 장치를 부상 부위에 부착한 상태. 3~4주 정도 회복이 되는 속도와 상태를 지켜본 후에 향후 스케줄을 잡을 수 있다.
다른 변수 없이 순조롭게 복귀를 한다고 해도 2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NC 구단은 "당장 시즌 아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그 역시 회복 상태를 보면서 복귀 시점을 논할 수 있기 때문에 속단하기 어렵다.
이미 후반기에 접어든 시점. 복귀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정규 시즌 후반부에 돌아면 다행인 상황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너무 큰 부상을 갑자기 당하게 되면서, 손아섭은 선수단 주장 자리도 내려놨다. 1군 선수들과 동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장의 역할을 계속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민우가 주장직을 대신 맡게 됐다.
대기록이 걸려 있는 만큼 손아섭의 회복 속도가 중요하다. 손아섭은 지난 6월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프로 통산 2505호 안타를 터뜨리면서 박용택(은퇴)을 밀어내고 KBO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달성했다. 손아섭은 부상 전까지 통산 안타 신기록을 2511개까지 늘려놓은 상태다.
마침내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포기할 수 없는 대기록이 아직 2개나 더 남아있다. 바로 15년 연속 100안타(세자릿수 안타)와 9년 연속 150안타.
손아섭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올해는 부상 전까지 95개의 안타를 쳤다. 100안타까지는 딱 5개 남았다. 만약 15년 연속 달성한다면 양준혁, 박한이(이상 16시즌 연속), 이승엽(15시즌)에 이어 KBO리그 역대 4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정규 시즌 일정이 끝나기 전에만 복귀한다면 15시즌 연속 100안타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9년 연속 150안타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손아섭이 달성하면 KBO리그 최초 기록의 연장이다. 손아섭은 지난해 8시즌 연속 150안타를 달성할 당시 이미 새 지평을 열었다. 박용택이 보유하던 7시즌 연속 150안타(2012년~2018년) 기록을 밀어내고 사상 최초로 8시즌 연속 대업을 달성했다. 올해까지 성공하면 신기록을 9시즌 연속으로 늘릴 수 있었다. 그러나 남아있는 경기수와 안타의 개수를 고려했을 때 부상 변수가 악재가 될 전망이다.
물론 기록은 두번째 문제다. 손아섭이 얼마나 빨리 건강을 회복해 그라운드에 돌아오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상위권 재진입을 노리는 NC 입장에서도 핵심 타자 한명을 잃었다. 후반기 시작부터 힘이 빠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