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배달의 마황 황성빈이 오토바이를 끌고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1루 베이스코치로 나와 있던 김태형 감독이 빵 터지고 말았다.
2024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롯데 황성빈은 올스타 팬 투표에서 4위(팬 투표 83만 5,269표, 선수단투표 52표)에 그치며 베스트12에 선정되지 못했다. 이후 감독 추천 선수에도 뽑히지 못해 올스타전 출전이 불발된 황성빈은 전반기 막판 SSG 에레디아가 부상을 당하며 올스타전 출장이 불발되자 대체 선수로 별들의 잔치에 입성했다.
올 시즌 전반기 6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9 66안타 4홈런 16타점 57득점 34도루 OPS. 883. 맹활약을 펼친 황성빈은 마성의 황성빈을 줄여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마황'으로 불린다.
드림 올스타 9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황성빈은 마음먹고 준비한 퍼포먼스로 올스타전을 찾은 팬들과 소속팀 감독까지 빵 터지게 만들었다.
3회 1사 첫 타석에 들어선 황성빈은 유니폼 밖에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고 적힌 하늘색 조끼와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등장했다. 전광판에는 너무 익숙한 배달의 민족 주문 음악이 흘러나왔다.
관중석을 향해 두 팔 벌려 호응을 유도하며 나타난 '배달의 마황' 황성빈은 홍보팀이 오토바이를 그라운드에 준비시키자 시동을 걸고 본격적으로 퍼포먼스를 펼치기 시작했다. 올스타전에서 처음 보는 광경에 1루 베이스코치로 나와 있던 김태형 감독은 빵 터지고 말았다.
오토바이를 직접 타고 타석까지 향한 황성빈. 나눔 올스타 포수 박동원도 예상하지 못한 퍼포먼스에 미소 지었다. 라이더 조끼를 그대로 착용한 상태로 타석에 들어선 황성빈은 나눔 올스타 좌완 김영규를 상대로 내야 안타를 치며 출루에 성공했다.
최선을 다해 뛰어 1루에 안착한 황성빈은 라이더 조끼에서 배달 완료 피켓을 꺼내 들었다. 황성빈의 기상천외한 퍼포먼스에 웃기 바빴던 김태형 감독 대신 정보근이달려 나와 주루용 장갑을 건넸다.
이 정도로 끝나도 충분했던 황성빈의 퍼포먼스는 끝이 아니었다. 올 시즌 광주 KIA 원정 경기에서 양현종을 상대로 2루 도루 스타트를 끊으려다 멈추는 동작을 반복해 화제를 불러 모았던 황성빈은 이 장면을 재현해 올스타전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올스타전을 찾은 야구팬들과 소속팀 감독까지 미소 짓게 만든 마황 매력은 4회에도 이어졌다.
4회 마운드에 오른 드림 올스타 박세웅은 별다른 퍼포먼스 없이 평소처럼 마운드에 올라 연습 투구를 준비했다. 이때 외야를 향해 손짓한 박세웅은 로진백 배달을 요청했다. 좌익수 수비에 나가 있던 '배달의 마황' 황성빈은 주문이 들어오자, 신속 배달이 새겨진 철가방을 들고 마운드로 달려가 고객이 주문한 로진백을 배달했다.
로진백을 건네받은 박세웅이 배달비에 팁까지 주자 황성빈은 활짝 웃으며 라이더 조끼에 현금을 넣는 디테일까지 추가해 퍼포먼스를 펼쳤다.
야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한 '마황' 황성빈은 경기 종료 후 베스트퍼포먼스상까지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