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해 신인 드래프트 1순위의 영광은 전주고 정우주에게 주어질까. 그는 '올해 고교야구 최고의 투수'라는 수식어를 자신의 힘으로 쟁취하길 원한다.
정우주는 7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2라운드 충암고전에 3회 선발등판, 5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전주고의 9대3 승리를 이끌었다.
1m85 탄탄한 체형에서 뿜어져나오는 최고 152㎞ 직구가 돋보였다. 이미 비공식 157㎞, 고교야구 공식전 기준 156㎞의 직구를 기록했던 그다.
이날 정우주는 4-2로 앞선 3회말 2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지만, 다음 타자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전체 1순위 후보'다운 본격적인 위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정우주의 구위는 이닝을 거듭할수록 위력을 더해갔다. 다만 7~8회말에는 동료들의 도움도 따랐다. 7회말에는 1사 2,3루 위기에서 수비진의 침착한 대처로 실점없이 버텨냈고, 8회말에는 연속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직접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불을 껐다.
여기서 투구수제한 105구에 가로막혔다. 전주고는 '차세대 에이스' 2학년 김영빈이 실점 위기를 틀어막았고, 9회초 대거 5득점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충암고 박건우도 6⅓이닝 3실점으로 역투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9회에 무너졌다.
정우주는 올해 전주고 야구장이 공사중이라 야외 연습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전체 1순위에 걸맞는 기량을 뽐내고 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몸이 조금 덜 풀렸었는데, 던지다보니 마운드에 적응이 됐어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청룡기 대회 초반부는 목동과 신월에서 병행되고 있다. 목동에는 ABS(자동볼판정 시스템)이 설치돼있지만, 신월에는 없다. 정우주는 "ABS가 있는게 훨씬 마음이 편하다"며 미소지었다.
동료들의 도움에 대해서는 "저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왔습니다. 엄준현(유격수)이가 잘 잡고 송구까지 좋았고, 이한림(포수)이도 정말 잘 해줬죠"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경기는 끝나지 않았는데, 105개라는 투구수 제한이 한걸음한걸음 조여오는 상황. 정우주는 "마음만 앞서서 제구가 안됐는데, 감독님께서 '직구 자꾸 맞으니까 변화구 한번 던져보자' 하셔서 (2구 남았을때)커브 던져서 삼진을 잡았죠"라고 돌아봤다.
이번대회 목표를 묻자 가슴이 부풀었다. 갑자기 한뼘은 커진 듯 했다. 그는 "무조건 전국대회 우승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신인 드래프트 1순위 경쟁자인 정현우가 이끄는 덕수고는 이마트배, 황금사자기를 잇따라 제패하며 올해 최고의 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반면 정우주의 전주고는 이마트배 결승에서 덕수고에 패한 뒤 다소 주춤한 분위기.
"(덕수고)정현우와 제가 라이벌이라고 하던데, 이번 대회를 통해 제가 한수위라는 입지를 확실하게 굳히고 싶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우리 두 사람 사이의 선을 확실하게 정하고 싶습니다."
신월=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