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16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참사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운전 경력이 15년 이상이거나 고령일수록 사고를 많이 낸다는 통계가 나왔다.
7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9∼2023년) 국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한 해 평균 20만7503건이다.
이 중 면허를 취득한 지 15년 이상 된 사람이 가해 운전자인 사고는 연평균 12만5718건이었다. 이는 전체의 60.6% 수준이다. 이들이 낸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전체 사고 사망자 수의 60.9%였다.
면허를 딴 지 1년이 안 된 운전자의 경우에는 교통사고를 낸 비중이 전체의 2.5%(연평균 5228건)였다. 다만 면허를 취득한 지 1년이 안 된 사람이 15년 이상 된 사람보다 훨씬 적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면허 취득 기간별로 보면 면허 취득 5년 미만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11.0%(2만2901건), 5년 이상 10년 미만은 11.6%(2만3993건), 10년 이상 15년 미만은 9.9%(2만527건)였다. 기타·불명은 6.9%(1만4364건)다.
베테랑 운전자의 사고 비중이 높은 이유로는 운전 실력에 대한 자신감과 이에 따른 부주의 등이 꼽힌다. 운전 경력이 많고, 익숙해지다 보니 집중력이 낮아지게 되고 사고 확률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운전 경력이 많은 운전자 중에도 도로교통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경우가 빈번해 교통안전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는 75세 이상만 운전면허 취득 또는 갱신 시 교통 법령 등에 대한 교통안전교육을 받게 돼 있다. 1종 운전면허 소지자와 70세 이상 2종 운전면허 소지자에게 요구되는 정기적성검사는 간단한 신체검사 등이다.
아울러 65세 이상의 고령운전자가 낸 사고율이 65세 미만 운전자보다 13% 높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에 가입된 주피보험자 기준 65세 이상 운전자의 계약 건수는 258만6338건, 사고 건수는 11만8287건이었다. 사고율은 4.57%다.
65세 미만 운전자의 경우에는 계약 건수 1828만7065건, 사고 건수 73만9902건으로 사고율이 4.04%였다. 65세 이상 운전자 사고율이 65세 미만보다 높은 셈이다.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는 피해자 수가 더 많았고, 중상 비율도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65세 이상 운전자 사고의 평균 피해자 수는 2.63명이었고, 65세 미만 운전자가 낸 사고의 평균 피해자 수는 1.96명이었다. 또한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의 피해자 31만532명 중 부상등급 1∼11급의 중상자와 사망자를 합친 비율은 8.72%였다. 65세 미만 운전자가 낸 사고의 피해자 145만1078명 중에서는 이 비율이 7.67%였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손해율도 고령 운전자가 더 높게 나타났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중 사고로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운전자에 대한 손해율은 80.2%였다. 65세 미만 운전자(76.3%)보다 약 4%포인트(p) 높았다.
보험업계에서는 고령자의 운행 빈도 자체가 40∼50대보다 낮은데, 사고 빈도나 심도가 높게 나타나는 편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