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스타위크의 주인공은 단연 롯데 자이언츠였다.
이틀간 이어진 올스타전 퍼포먼스상을 모두 롯데가 거머쥐었다. 퓨처스 올스타전은 '부산 카리나' 박준우, 올스타전은 '배달의 마황' 황성빈이 차지했다.
롯데는 홈구장은 물론 원정 다니는 곳마다 원정응원석을 가득 채울 만큼 강렬한 팬층을 자랑한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지난해 올스타전에는 선발 라인업 7명 포함 무려 8명이 출전했고, 베스트12에 윤동희 혼자 이름을 올린 올해도 감독 추천 선수로 4명이 추가돼 총 5명이 출전했다.
때문에 올스타 무대에 나서는 선수들도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고자 최선을 다한 모습. 박준우는 긴 머리의 카리나로 변신, 열정적인 '슈퍼노바' 댄스를 선보였다. 치어리더 목나경에게 1대1 과외를 받는 열정이 빛났다.
현재는 상무 소속이지만, 퓨처스 올스타 MVP도 롯데 소속인 조세진이 수상했다. 밀어쳐서 넘긴 3점홈런은 뜨거운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막판에 합류한 황성빈은 '무조건 퍼포먼스상 받는다'는 각오로 임했다. 팬들에게 퍼포먼스 추천을 받기도 했다.
그 결과 자신에겐 흑역사일 수 있는 별명 '배달'을 적극 활용한 퍼포먼스를 꺼내들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는가 하면, 1루에 출루한 뒤엔 특유의 '깐족' 도루 페이크 동작으로 팬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때마침 상대 투수도 '안경낀 좌완' 김영규여서 타이밍도 좋았다. 팀동료 박세웅의 등판 때는 철가방을 들고 '로진배달'에 나서 또한번 모두를 웃겼다.
'마황'은 올스타전 사전 행사로 치러진 썸머 레이스에서도 빛났다. 정보근과 함께 임한 황성빈은 온몸을 던져 독보적인 속도로 장애물을 뛰어넘었고, 그 결과 롯데는 SSG 랜더스와 함께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롯데는 6월 14승9패1무로 10개 구단 중 월간 성적 1위를 기록, 승패마진을 5월 1일 기준 -14에서 한때 -5까지 줄이며 중위권 도약을 꿈꿨다. 하지만 7월의 시작과 함께 두산 베어스에 2연패, 상승세가 꺾이며 8위로 주저앉았다.
1위 KIA 타이거즈의 승률이 6할이 채 되지 않는다(5할9푼3리). 1위에서 5위까지 8경기, 꼴찌 키움까지 13경기밖에 차이나지 않는 치열한 시즌, 삐끗하면 한순간이다. 반대로 연승 흐름을 한번 제대로 타면 언제든 5강에 도전할 수 있다.
올스타전의 흥분과 설렘을 안고 돌아올 롯데는 에이스 찰리 반즈가 후반기 첫 시리즈부터 복귀한다. 고승민과 손호영 등 주요 타자들도 7월중 복귀를 앞두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마법사는 아니다. 7년만의 가을야구를 위해서는 우승청부사의 감각이 발휘될만한 탄탄한 전력이 필요하다. 롯데는 꿈꿔왔던 여름 대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