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올스타전 축제가 끝났다. 짧았던 휴식기가 지나고, 이제 숨통 조이는 전쟁이 시작된다.
지난 6일 우천 취소 우려를 딛고 KBO리그 올스타전이 뜨거운 관심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제 다시 각자의 소속팀으로 흩어지는 선수들은 8일까지 휴식 후 9일부터 본격적인 후반기 레이스에 임한다.
올 시즌 순위 경쟁은 역대급이다. 매년 5강권 순위 경쟁이 정규 시즌 막바지까지 이어져왔지만, 올해는 조금 더 특별하다. 1위 KIA 타이거즈의 승률이 6할이 안되고(0.593), 꼴찌 키움 히어로즈의 승률이 무려 0.432에 달한다. 압도적 1등도, 독보적 꼴찌도 없다.
특히 승차가 보고만 있어도 숨이 막힐 정도다. 1위 KIA와 2위 LG 트윈스의 3.5경기 차가 가장 먼 차이다. 2위 LG와 3위 두산 베어스는 0.5경기 차, 3위 두산과 4위 삼성 라이온즈는 1경기 차에 불과하다. 5위 SSG 랜더스와 6위 NC 다이노스의 전반기 마지막 맞대결에서 NC가 2승을 거두면서 두팀의 승차가 완전히 사라졌고, 승률에서만 SSG가 근소하게 앞서는 점도 흥미롭다. 2위에서 6위로 추락한 NC가 다시 반등할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후반기 핵심 포인트는 하위권 팀들의 대반격이다. 7위 KT 위즈와 8위 롯데 자이언츠는 개막 초반부터 최하위권을 맴돌았던 두 팀.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전혀 다른 팀이 됐다. KT는 최근 5시리즈 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면서 무서운 기세로 승수를 쌓으며 5위권과 승차를 3경기로 줄였다.
시즌 초반 꼴찌로 처져있었던 롯데도 마찬가지. 6월 1일 이후 성적만 놓고 보면 롯데는 26경기에서 14승1무11패로 10개 구단 중 1위(승률 0.560)다. 현재 팀 순위 1위인 KIA(0.538)보다도 같은 기간 성적이 더 좋았다. 롯데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다.
KT의 경우, 6월 중반까지도 좀처럼 승률이 살아나지 않더니 그 이후부터 '본색'을 찾았다. 6월 15일 이후를 기준으로 각팀 승률을 살펴보면 KT는 10승1무6패로 10개 구단 중 2위다. 1위는 KIA(0.643). KT는 유일하게 같은 기간 중 10승을 수확한 팀이기도 하다. 상위권 팀들을 모두 제치고, KT가 가장 무서운 팀으로 거듭났다.
초반 격차가 워낙 컸던 탓에 순위 상승이 드라마틱하게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7위 KT와 8위 롯데는 승차 없이 승률로만 근소한 차이가 있고, 9위로 밀려난 한화 이글스도 0.5경기 차로 이들을 바짝 쫓고 있다. 키움의 탈꼴찌도 멀지 않다. 10위 키움과 7위 KT도 2경기 차에 불과하고, 5위 SSG와의 격차도 5경기 차 정도로 따라잡지 못할 차이가 아니다.
어느 팀이든 5강 이내에 진입할 수 있고, 어느 팀이든 꼴찌가 될 수 있다. 올해처럼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리그 분위기를 감안하면, 연승-연패 흐름을 언제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급상승, 급추락이 가능하다.
후반기 첫 시리즈 대결부터 흥미롭다. 7위 KT가 3위 두산을 만나 6연속 위닝시리즈에 도전하는데, 여기서도 2승 이상을 거두면 상위권과의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 8위 롯데 역시 SSG와 만나 5강 진입을 노리고, 전반기를 최악의 분위기 속에서 마친 후 코칭스태프 보직 변동까지 단행한 4위 삼성은 6위 NC와 3경기 차 상황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KIA와 LG의 1-2위 시리즈와 한화-키움의 9-10위 전쟁도 흥미롭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