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이대서울병원 외과 노경태(대장항문외과), 외과 조영수(간담췌외과) 교수팀이 지난달 20일 다빈치 SP 로봇 시스템을 이용해 직장암과 간 전이암 수술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간 전이암에서 해부학적 절제가 포함된 동시 수술은 국내 최초의 사례로 이대서울병원은 다빈치 SP 수술 경험이 많은 의료진의 집도를 통해 단일공 로봇 수술 전문기관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40대 A씨는 지난해 10월 처음 혈변을 발견한 이후 올해 1월 다시 혈변이 있어 이대서울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대장내시경 시행 후 직장암을 확인했으며 추가 검사 과정에서 간 좌외측구역에 전이가 확인됐다.
직장암과 간 전이암 치료를 위해 이대서울병원 소속 소화기내과, 혈액종양내과, 외과, 핵의학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들이 함께 다학제 진료를 시행했고 6차 항암 치료 후 직장암 및 간 전이암에 대해 동시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은 다빈치 SP 로봇 시스템으로 배꼽의 절개창을 통해 로봇 수술 기구가 들어가고 복부 우측 장루 조성 예정 부분에 추가 투관침을 삽입해 보조 기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먼저 노경태 교수는 종양을 포함한 직장 및 하부 S자 결장을 종양 주변 림프절과 함께 절제하고 추가적으로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었던 소장의 장간막, 대동맥 주변 및 골반 측면 림프절에 대한 절제 수술을 시행했다.
이후 조영수 교수가 수술을 이어받아 간 절제술을 완료하고 출혈이나 담즙 누출 등의 이상 소견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다시 노경태 교수에게 수술을 인계했다.
노경태 교수는 남아있는 S자 결장과 직장을 연결하고 추가 투관침을 삽입했던 자리에 장루를 만드는 것으로 수술을 완료했다.
간 절제는 수술 중 혹은 후에 대량 출혈의 위험이 있어, 간 절제술과 복강경 및 로봇 수술 같은 최소침습 수술에 상당히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특히 다빈치 SP 시스템을 이용한 간의 해부학적 절제는 세계적으로 몇 건의 증례만 보고되어 있으며 대장암 수술과 동시에 해부학적 간 절제가 시행된 것은 이대서울병원이 국내 최초 사례다.
A씨는 수술 후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퇴원했으며, 외래 진료를 통해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대서울병원 외과 조영수 교수는 "의료원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과 많은 인력들의 노고로 인해 가능한 일이었으며, 여러 선배 의사 선생님들의 다양한 술기와 노하우를 학회와 논문 등을 통해 배움으로써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이대서울병원 외과 노경태 교수는 "과거 대장암과 간 전이암을 동시에 수술할 때 환자가 로봇수술을 받고 싶어도 간 절제에 대한 기술적 어려움으로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로 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 수술성공을 통해 로봇 수술 특히 다빈치 SP를 이용한 단일공 로봇 수술의 적응증을 확대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한편 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발생 위치에 따라 결장암과 직장암으로 나뉘는데 이대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에서는 국내 최초로 다빈치 SP 로봇을 이용한 대장암 수술을 시작해, 현재까지 약 230건 이상의 수술을 시행하며 국내 단일공 로봇 수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