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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년 LAD 역사'에서 그 누구도 못했던 두 가지, 오타니가 해낸다면 이번에도 만장일치 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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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는 전통적으로 마운드가 강한 팀이다. '선발 왕국'이 다저스에 자주 붙여진 별명이며, 브루클린 시절부터 따지면 대지 밴스, 샌디 코우팩스, 돈 드라이스데일, 돈 서튼,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오렐 허샤이저, 그리고 최근 클레이튼 커쇼까지 전설적인 투수들이 다저스 마운드를 빛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다저스 역사에서 타자가 남긴 기록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한 예로 다저스는 1884년 창단 이후 한 시즌 50홈런 이상을 친 타자가 한 명도 없고, 타격 트리플크라운과도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올시즌에는 뭔가 느낌이 좋다. 오타니 쇼헤이가 다저스에 '난공불락'이던 이 두 가지 대기록을 정복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타니는 4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타율(0.319), 홈런(27), 득점(70), 장타율(0.642), OPS(1.043), 장타(51), 루타(213) 등 7개 부문서 내셔널리그(NL)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율 부문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주릭슨 프로파와 루이스 아라에즈 듀오의 맹추격을 받고 있지만, 어차피 시즌 막판까지 경쟁 체제다.

타점 부문서는 64개로 필라델피아 필리스 알렉 봄(70),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르셀 오주나(67)에 이어 3위다. 홈런과 마찬가지로 타점도 몰아치기에 따라 그 결과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홈런 부문은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2위 오주나(21)에 6개차로 앞서 있다. 별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역전 불가능이다. 오주나는 지난달 23일 뉴욕 양키스전서 시즌 21호를 친 뒤 10경기 동안 홈런을 추가하지 못해 페이스가 처졌다.

만약 오타니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다면 이는 NL에서 1937년 이후 87년 만에 나오는 대기록이 된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조 메드윅이 NL 마지막 트리플크라운 타자다.

그 이전 1878년 프로비던스 그레이스의 폴 하인스, 1912년 시카고 컵스 하이네 짐머맨, 1922년과 1925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로저스 혼스비, 1933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척 클라인까지 포함하면 NL에서 6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1901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냅 라조아, 1909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타이 콥, 1933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지미 폭스, 1934년 뉴욕 양키스 루 게릭, 1942년과 1947년 보스턴 레드삭스 테드 윌리엄스, 1956년 양키스 미키 맨틀, 196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프랭크 로빈슨, 1967년 보스턴 칼 야스트렘스키, 2012년 디트로이트 미구엘 카브레라까지 10차례 작성됐다.

다저스 구단에는 '언감생심'이었다.

오타니는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올시즌 50홈런을 날릴 수 있다. 다저스가 홈런왕을 배출한다는 것도 놀랍지만, 50홈런 타자는 구단 역사에 없던 기록이라 경이적이다. 다저스에서 NL 홈런왕이 나온 것은 2011년 맷 켐프(39개)가 마지막이다.

또한 다저스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2001년 숀 그린이 친 49개다. 한 시즌 50홈런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48번 나왔지만, 다저스 타자는 없었다.

이와 관련해 ESPN은 이날 '스톡워치: 2024년 각 구단 전반기 MVP' 코너에서 오타니를 다저스 MVP로 꼽으며 '아직 이른 시점이지만, 다저스가 지난 겨울 오타니에 단행한 천문학적 금액의 투자는 꽤 긍정적인 결과로 나오고 있다'며 '(중략)다저스는 브루클린 시절부터 여러 시대에 걸쳐 성공을 거두었지만,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선수나 5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오타니가 다저스 구단 141년 역사에 금자탑 2개를 새롭게 세울 지 남은 후반기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