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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팬도 이렇게 들러리 취급했었나...클린스만, 英 대표팀에 충격 조언→"잉글랜드에 5600만명의 감독 있어도 흔들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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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위르겐 클린스만이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에게 국민들의 비판을 귀담아듣지 말라고 조언했다.

클린스만은 3일(한국시각) 영국의 더선을 통해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조언하는 내용의 칼럼을 공개했다.

클린스만은 '사우스게이트가 스위스전에 4-4-2 전형으로 나서길 원할 것이다. 아이반 토니와 해리 케인이 투톱으로 나서는 것을 계획할 것이다. 내 생각에 이것이 통할 것이다. 사우스게이트도 똑같이 느끼면 해야 한다. 감독으로서 토너먼트에서 결단해야 할 때다. 인기 있지 않은 결정을 주저해선 안 된다'라며 사우스게이트에게 전술 조언을 했다.

실제로 잉글랜드는 지난 16강전 투톱 전환 이후 역전에 성공했다. 다만 클린스만의 전술적 안목이 정말로 의미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클린스만은 이미 한국 대표팀에서 전술 없는 축구로 많은 비판을 받았었다.

그는 또한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팬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클린스만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켜보고 스위스전 선발을 결정내릴 것이다. 한두 명의 마음을 다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결정하는 데 용기를 가져야 한다. 당신이 다양한 결정을 하길 바라는 5,600만 명의 감독들이 잉글랜드에 있다. 당신은 이들로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 토너먼트를 시작한 팀이 마지막까지 같을 수 없다'라며 팬들의 조언은 무시하라는 듯한 말을 남겼다.

클린스만은 이미 한국 대표팀 감독 당시 한국 팬들의 의견을 모두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었다. 외유 논란과 경기력 논란에도 회피성 대답만을 내놓았고, 한국 팬들의 비판에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답변만을 내놓았다. 이후 그는 목표로 내세웠던 아시안컵 우승까지 실패하며 경질을 피할 수 없었다.

또한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클린스만의 조언대로 정말로 팬들의 의견을 모두 무시할 타이밍인지는 미지수다.

잉글랜드는 직전 16강 슬로바키아전 연장 혈투 끝 승리와 더불어 조별리그 슬로베니아전, 덴마크전은 무승부에 그치며 조별리그를 1승 2무로 마감했다. 다행히 조 1위로 조별리그를 마치고, 8강에도 진출했지만, 팬들을 분노하게 한 것은 잉글랜드의 답답한 경기력이었다.

조별리그 경기 내내 잉글랜드는 해리 케인, 주드 벨링엄을 비롯해 최정예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음에도 선발 명단에 어울리는 경기력은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팬들은 경기 후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향해 맥주컵을 던지는 등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하지만 사우스게이트는 오히려 팬들을 나무랐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팬들이 팀을 위해 남아주는 것이다"라며 "팬들이 나에게 하는 이야기를 이해한다. 그런 것이 팀에 대한 이야기보다 좋다"라며 팀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보다는 자신을 향한 비판이 더 낫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이런 비판이 특이한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다른 어떤 팀도 16강에 진출하고 이런 비난을 받는 것을 본 적이 없다"라며 마치 16강에 진출했는데, 비판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남겼다.

클린스만은 이미 이전에도 사우스게이트의 이러한 독불장군식 태도를 칭찬했다. 그는 '사우스게이트는 무승부 후 곧장 라커룸으로 가서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낼 수도 있었다. 대신 그는 잉글랜드 팬들에게 갔다. 그리고 상황을 직면하고 그들의 응원에 감사를 표했다. 이는 사우스게이트 성격의 강점이다. 선수들의 비판을 막는 것은 감독의 임무 중 하나다'라며 사우스게이트가 옳은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클린스만의 주장이 정말로 옳은지는 미지수다. 사우스게이트는 해당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직접 야유를 받기는 했으나, 오히려 팬들이 선수들을 비판한 것에 대해 지적하며 "이상한 분위기가 형성됐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한 선수들에 대한 비판보다 팬들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전술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는 상황이기에 사우스게이트가 정말로 강점을 보였다고는 볼 수 없다.

클린스만은 과거 한국 대표팀을 이끌 당시에도 팬들의 지지와 자신에 행동에 대한 변명을 자주 언급했는데, 이번 사우스게이트를 두둔하는 칼럼에서도 팬들의 생각보다 해당 상황에 대한 변명을 통해 사우스게이트의 상황을 대변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조언으로 클린스만의 발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진정 필요한 조언이 무엇일지도 스스로 고민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