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토트넘에서 빨간색은 금지다. 심지어 스타디움 팬투어에 있는 소화기도 구단을 상징하는 흰색으로 바꿔놓았다. 빨간색은 철천지 원수인 '북런던 더비' 라이벌 아스널의 색깔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민감한 색깔을 두고, AS로마 팬들이 대단히 뿔이 났다. AS로마는 최근 새로운 트랙수트를 런칭했다. 수트 윗부분에는 AS로마의 로고가 새겨져 있었고, AS로마를 상징하는 어두운 빨간색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하늘색이 가득했다. 물론 색깔이 조금은 다르기는 하지만, 하늘색은 로마의 더비 라이벌 라치오가 쓰는 색깔이다.
AS로마와 라치오는 같은 로마를 연고로 스타디오 올림피코 경기장을 공유하고 있다. 데르비 델라 카피탈레, 이른바 수도 더비라 불리는 부 팀의 라이벌 의식은 AC밀란과 인터밀란의 밀라노 더비, '데르비 델라 마도니나'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더비 경기 당일 경찰은 팬들이 무기를 가지고 왔는지 부터 검사할 정도다. 특히 파시스트로 구성된 라치오 팬들의 AS로마에 대한 적대심은 어마어마할 정도다.
당연히 팬들이 분노하고 나섰다. AS로마도 신속하게 대응했다. 4일(한국시각) 풋볼이탈리아에 따르면, AS로마는 트랙수트를 제작한 스폰서 아디다스 측에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코리엘레 델로 스포르트에 의하면,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커머셜&브랜드 책임 담당자 마이클 웬델에 대한 해임을 고려 중이다. 웬델은 현재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