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생애 5번째, 그리고 4년 연속 '잠실 20홈런'을 눈앞에 뒀다.
올 한해 유독 심했던 마음고생을 한방에 날려보냈다. 두산 베어스 양석환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역전 만루홈런과 결승타 포함, 4안타 5타점을 휘몰아치며 팀 13대8 승리를 이끌었다.
0-6까지 뒤지던 경기를 뒤집은 한방이었다. 추격의 시발점이 된 2회말 2루타부터 상대 중견수의 실수가 더해진 4회말 2루타, 3-6을 7-6으로 뒤집은 역전 만루홈런, 7-7 동점으로 맞선 상황에서 롯데 구승민을 상대로 터뜨린 결승타까지 홀로 5타점을 책임졌다.
특히 롯데 김상수의 몸쪽 147㎞ 직구를 통타, 왼쪽 담장 115m 너머로 날려보낸 만루포 한방은 강렬했다. 개인 통산 7번째 그랜드슬램. 역전 만루포를 친 직후 평소보다 더 격렬한 세리머니를 펼치며 1만9727명 야구팬들로 가득찬 잠실을 뜨겁게 달궜다.
주포 양의지(6타점)와 함께 동반 만루홈런과 11타점을 합작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양의지와 함께 쏘아올린 만루홈런은 잠실 역사상 최초의 '한만두(한경기 만루홈런 2개)'였다.
경기 후 양석환은 만루홈런 세리머니에 대해 "역전 자체도 기뻤지만 분위기도 가져왔다고 생각해 리액션이 크게 나왔다. 초반에 점수가 벌어져서 힘든 경기가 될 뻔했지만, 선수단 모두가 잘해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캡틴으로서의 책임감과 만족감을 표했다.
4월에는 타율 2할9푼1리, OPS(출루율+장타율) 0.900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5월 한달간 타율 1할9푼에 그치는 슬럼프도 겪었다. 하지만 6월 2할7푼1리 OPS 0,821로 회복세를 보였고, 7월 첫 경기를 화려하게 시작했다.
양석환은 시즌 전 두산과 4+2년 총액 78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4년 최대 65억원에 2년 13억원 규모의 상호 옵션이 추가된 계약이다.
계약 당시부터 여러 말들이 많았다. 올해부턴 주장을 맡으며 책임감까지 더했다.
드넓은 잠실에서 매년 20홈런을 책임지는 거포. 올해도 전반기 만에 19개를 쏘아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증명했다. 30홈런 100타점을 향한 순항도 이어갔다.
양석환은 "시즌 시작이 안 좋아서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내 부족한 점을 인정했고,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에 조금씩 결과가 좋아지는 것 같다. 이영수 코치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양석환은 "전반기 마지막에 좋은 결과가 나온 만큼 이 흐름을 이어 후반기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양의지와 함께 세운 '잠실 한만두' 기록에 대해서는 "최초의 기록은 언제 해도 기분 좋다. 그 기록이 팀에게 정말 중요한 경기에서 나왔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 의지 형과 함께 이름을 남길 수 있어 더욱 기분 좋다"며 활짝 웃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