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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돌풍' 설경구 "'쪽대본'에 쫄았었는데..'신인' 기분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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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설경구(57)가 '돌풍'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설경구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돌풍'(박경수 극본, 김용완 연출) 인터뷰에 임했다.

설경구는 "어떻게 생각하면 아침드라마 한 편을 제외하고는 드라마 첫 시리즈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게 찍었다. 과정이 나쁘지 않았고, 쫄아서 시작했다가 막상 해보니 좀 긴 호흡의 작품이라는 생각만 들었다"며 "사실은 환경이 완전히 다를 줄 알았다. 물론 다른 것도 있고, 제작 기간도 길었고, 영화촬영보다 길 것 같기도 했다. 드라마는 A팀, B팀, 심지어는 C팀까지 움직이면 배우는 못 쉰다더라. 그런데 저희는 원팀이었다. 시간도 여유롭게 찍었고, '이렇게 여유가 있어?' 싶었다. 제 캐릭터가 거의 안 돌아다닌다 저를 보러 다들 오는 것이지 제가 가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설경구는 "다들 걱정만 하더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그 작가님(박경수 작가) 쪽대본 주기로 유명하다고. 그거 받아서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제일 빨리 나왔고, 전작을 함께했던 배우들은 많이 놀랐다. 제작사에서는 제게 '대본이 빨리 나올 것'이라고만 해줬는데, 정말 그 말처럼 빨리 나왔다. 평소에 쓰지 않는 말들을 대사로 하는데, 만약 쪽대본을 받았다면 정말 기절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설경구는 또 "저는 박경수 작가를 잘 몰랐다. 대본을 5권을 받았는데, 일상의 대화가 아닌데도 힘이 있었다. 저는 원래 대본을 잘 못 읽는 사람인데, 다섯 권을 한 번에 읽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그러면서 박경수 작가님이 히트작을 그렇게 많이 썼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작가님을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은 '지루한 게 싶다. 보는 사람은 얼마나 괴롭겠냐'고 하시더라. 저는 그런 분이 좋았다. 저도 지루하게 읽지 않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문어체 대사도 어려웠다. 설경구는 "이런 말들이 평소에 쓰는 단어가 아니라서 김희애 씨와는 '일상 얘기를 좀 하고 싶다'는 얘기도 했었다. 사는 얘기를 하고 싶다고. '어떻게 지냈어?' '밥은 먹었어?' 같은 이야기. 그런데 '액션'만 하면 서로를 죽일듯이 쳐다봐야 했다"며 웃었다.

영화계에서는 이미 존재만으로도 화제가 되는 대 배우이지만, 드라마계에서는 신인이나 다름없다. 설경구는 "제 나이에 신인이라는 것을 듣는 것이 복이다. 그 말 자체가 얼마나 감사하냐. 농담 반, 진담 반이지만, 신인상은 시기가 있는 것이고 때를 놓치는 것이니 어떤 사람보다도 더 받고 싶어하는 것이 신인상이다"라며 농담하기도 했다.

'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사이의 대결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 '황금의 제국', '펀치'를 쓴 박경수 작가의 신작이다. 설경구는 초심을 잃고 타락한 대통령 '장일준'에게 하야를 요구했다가 되려 위기에 처한 국무총리 박동호를 연기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