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SSG 랜더스는 로에니스 엘리아스와 동행한다. 대체 선수 시라카와 케이쇼와는 작별을 선택했다.
SSG 구단은 2일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시라카와와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SSG는 "기존 외국인 투수 엘리아스의 6주간의 재활 기간 및 2번의 퓨처스 경기 등판을 통해 몸 상태와 기량을 점검했고, 좌완 투수의 이점과 풍부한 선발경험 등 후반기 선발진 강화에 좀 더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추가 설명했다.
SSG 선수단은 현재 NC 다이노스와의 주중 원정 3연전 진행을 위해 창원에 내려가있는 상황이다. SSG는 시라카와와 엘리아스 두 선수 모두 창원 원정에 동행했다. 최종 결정은 1일 내렸지만, 시라카와와 계약을 종료하더라도 불펜 등판 가능성이 있었다. 또 엘리아스 역시 NC전 선발 등판 가능성에 맞춰 대비를 해온 상태였다.
SSG는 창원 원정 경기에 동행 중인 시라카와에게 계약 종료 의사를 전달했고, 금일 선수단은 그 동안 활약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시라카와 케이쇼에게 특별한 선물을 증정할 계획이다. 엘리아스는 3일 창원 NC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한편 SSG는 엘리아스가 내복사근 손상 부상을 당하자, 지난 5월 22일 시라카와를 영입했다. KBO리그에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1호 계약이었다.
일본 도쿠시마현 출신인 시라카와는 일본 독립리그의 강팀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의 '에이스' 투수로 활약해왔다. 고교 졸업 후 일본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고, 독립리그에서 뛰면서 가능성을 엿보고 있었다.
시라카와를 눈여겨 보고 있던 SSG는 엘리아스가 부상을 당하자, 곧장 계약을 추진했고 성사됐다. 2011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뛴 카도쿠라 켄 이후 13년만에 KBO리그에 입성한 역대 7번째 일본인 투수다.
과연 해외 프로 무대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반신반의였지만, 시라카와는 충분한 가능성을 남겼다. SSG 유니폼을 입고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5.09의 성적을 기록했다. 성적 자체만 놓고 보면 인상적이지 않을 수 있으나, 투구 내용을 살펴보면 분명 힘이 있었다. 최고 150km 이상을 마크하는 직구의 힘이 좋고, 변화구의 각이 좋아 쉽게 공략하기 힘들었다. 구단 관계자들도 "환경적인 부분에서 적응을 끝내면 아주 기대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SSG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2001년생 23세의 젊은 투수인 시라카와는 호감형 인상으로 팬들에게 '감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시라카와 역시 뜻밖의 인기에 얼떨떨해 했고, 구단 선수들과도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독립리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자신의 루틴과 완벽한 자기 관리 등으로 이숭용 감독조차 "우리팀 어린 선수들이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 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숭용 감독의 최종 선택은 엘리아스였다. 보여준 게 있는 투수, 확실한 클래스와 경험을 갖춘 투수라는 점에 결국 선택이 기운 것으로 보인다. 1988년생인 엘리아스는 비교적 나이가 많고, 잔부상이 많아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SSG의 입장에서 시라카와를 선택하게 되면 교체 카드 한장을 당장 써야 한다는 우려가 컸다. 이미 로버트 더거를 드류 앤더슨으로 바꾸면서 한장을 소진한 상태라 만약을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