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시작은 슬픔, 끝은 기쁨이었다. 그것이 바로 축구다."
슬로베니아와의 유로2024 16강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8강행에 성공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벅찬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포르투갈은 2일(한국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복병 슬로베니아와의 유로2024 16강에서 연장혈투 포함 120분간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절체절명의 승부차기에서 99년생 골키퍼 디오구 코스타의 미친 슈퍼세이브에 힘입어 8강 진출을 이뤘다. 6일 오전 4시 프랑스와 8강에서 격돌한다.
포르투갈의 주장이자 6번째 유로에 나선 '리빙 레전드' 호날두는 이날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연장 전반 14분 승부를 결정지을 기회를 날렸다. 디오구 조타가 박스안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슬로베니아 수비의 파울을 유도했고 천금같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자신감 넘치는 호날두가 골대 앞에 섰고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호날두가 골문 오른쪽 방향으로 차넣은 킥을 슬로베니아 골키퍼 얀 오블락이 몸을 던져 막았다. 이번 대회 20번의 슈팅을 날리고도 골맛을 보지 못한 호날두가 연장 전반 후 눈물을 흘렸고 동료들이 그를 안으며 위로했다. 이어진 승부차기, 첫 키커는 다시 호날두였다. 이번엔 골문 왼쪽, 예리한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호날두가 안도의 표정으로 팬들을 향해 페널티킥을 실축한 데 대한 미안함의 제스처를 취했다. 호날두를 시작으로 브루노 페르난데스, 베르나르두 실바 등 에이스들이 모두 골망을 흔들었고, 슬로베니아 3명의 슈팅은 디오구 코스타의 선방에 모두 막히며 3대0 스코어로 승부차기 극장은 조기 종영됐다. 호날두가 코스타를 끌어안으며 감격을 표했고 환한 미소로 8강행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호날두는 "시작은 슬픔, 끝은 기쁨이었다. 것이 바로 축구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순간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팀에 리드를 안겨줄 수 있는 페널티킥을 내가 성공시키지 못했다. 상대 골키퍼인 얀 오블락이 잘 막아냈다. 페널티킥을 제가 잘 쐈는지 못 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올 한해동안 한번도 놓친 적이 없었는데, 득점이 가장 필요할 때 오블락이 막아냈다"며 아쉬워 했다. "
호날두는 포르투갈의 8강행에 대해 "포르투갈은 항상 우위를 점하고 강하게 압박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득점하지 못했다. 경기장은 좋지 않았고 매우 힘들었지만 모든 걸 고려하면 우리가 더 나았다. 포르투갈이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포르투갈은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 슬로베니아는 거의 경기 내내 수비에 집중했다. 매우 힘든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우리 팀 전체, 특히 승부차기에서 3번의 선방을 해준 우리 골키퍼에게 축하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여전히 매우 흥분해 있다. 우리의 경기를 즐기면서 팬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드리고 싶다. 이것이 우리의 삶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