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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전에는 '생존'의 야구였다"…'예비역'으로 돌아왔다, '이승엽호' 또 한 명의 '육성 신화'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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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그 때는 정말 하루 하루 그냥 남고 싶어서 하는 피칭이었어요."

권휘(24·두산 베어스)는 지난 3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치고 팀에 합류했다.

강남중-덕수고를 졸업한 그는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질롱코리아에서 뛰면서 가능성을 보여줬고, 결국 2020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시작은 순탄치 않았지만, 남다른 열정으로 2020년 곧바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14경기에서 13⅔이닝을 던졌다. 1군에 완전하게 정착하지는 못했지만, 3년간 48경기를 뛰며 가능성을 보여준 뒤 병역의무를 마쳤다.

사회복무요원으로 있으면서 권휘는 꾸준하게 몸을 만들고, 공을 던졌다.

성과는 있었다. 두산은 올 시즌 바이오매카닉스를 도입, 선수의 동작 등을 수치화 하고 있다. 오랜 시간 실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권휘의 전반적인 수치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 권휘는 "병역을 이행하면서 좋다고 생각했던 걸 측정해보니 데이터로도 좋게 나와서 열심히 준비했구나를 느끼게 됐다. 또 부족한 점도 세세하게 알게돼 보완할 점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지난 6월 중순에는 1군에 합류해 한 차례 중간 점검을 받았다. 두산 관계자는 "아직 실전 감각이 많이 없지만, 1군에서 경험도 있어 잘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약 1년 9개월 정도 프로와 떨어져 있었던 그는 정신적인 무장을 다시 했다. 권휘는 "이전에는 하루 하루 프로에 남고 싶어서 하는 피칭이었다. 계속 그렇게만 한다면 늘지도 않고 정체돼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은 하고 싶은 야구를 더 한다는 게 행복하고 소중하다. 이전보다는 훨씬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군 복무 기간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함께 미래를 준비하던 동료 선수들이 하나 둘씩 1군 선수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2022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최지강(23)이다. 그는 올 시즌 42경기에서 2승1패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2.70으로 팀 내 핵심 불펜 요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권휘는 "잠시 떨어져 있는 사이 친구들과 후배들의 기량이 엄청 발전해 있었다. 안 그래도 자리가 없는데 나태해지면 더 자리가 없겠다는 생각에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며 "특히 (최)지강이와는 함께 2군에서 훈련을 했었는데, 정말 열심히 하던 친구였다. 열심히 한 만큼 마운드에서 자신감도 느껴지고, 공에도 나타나는 것 같다. 열심히 한 선수들이 잘했을 때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권휘는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뛰고 있다. 구속은 140㎞ 중·후반대. 밸런스 부분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오랜 시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 만큼 많은 공을 던지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다. 권휘는 "항상 코치님들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신다"라며 "1군에 올라간다면 내가 던져서 이겼다는 경기를 꼭 한 번쯤은 만들고 싶다.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