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7월 극장가 전쟁이 시작됐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2'(켈시 만 감독)가 글로벌 누적 수익 10억 달러(약 1조원)를 돌파하며 올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고 국내 코미디 장르에 새로운 획을 그은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남동협 감독, 하이브미디어코프 제작)가 입소문을 얻어 박스오피스 역주행에 성공했다. 여기에 액션 영화 '탈주'(이종필 감독, 더램프 제작)가 7월 포문을 여는 첫 번째 영화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관객의 마음을 차지하기 위해 뜨거운 경합을 펼치게 됐다.
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인사이드 아웃 2'는 지난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101만381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인사이드 아웃 2'의 누적 관객수 563만8991명. 개봉 3주 차 주말까지 흥행 정상을 굳히며 무서운 기세를 드러냈다.
앞서 지난달 12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는 13살이 된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의 낯선 감정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깨지고 다시 시작된 위기와 모험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2015년 개봉해 49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메가 히트한 '인사이드 아웃'(피트 닥터 감독) 이후 무려 9년 만에 컴백한 후속편으로 전편 보다 더 뜨거운 반응으로 6월 극장가를 독식했다. 4일 만에 100만 돌파를 시작으로 5일 만에 200만, 11일 만에 300만, 12일 만에 400만 기록을 연거푸 깬 '인사이드 아웃 2'는 18일 만에 500만 기록까지 경신하며 6월 최고의 흥행작으로 거듭났다. 국내에서는 3주 연속 주말 흥행 1위, 19일 연속 흥행 1위 등 기록을 줄세우며 극장가 '인사이드 아웃' 신드롬을 일으켰다.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다. 북미에서도 글로벌 흥행작의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박스오피스 모조 추정치에 따르면 '인사이드 아웃 2'는 개봉 3주 차 주말에 북미 흥행 수익 5740만달러(약 791억원)를 기록하며 3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북미 누적 흥행 수익 4억 6930만달러(약 6471억원), 글로벌 누적 흥행 수익 10억 1480만 달러(약 1조 3992억원)를 거둬들였다. 이는 전편 '인사이드 아웃'의 글로벌 누적 흥행 수익 8억 5885만달러(약 1조 1842억원)를 넘긴 수치로, 애니메이션 영화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이다. 또한, '인사이드 아웃 2'는 올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이자 10억 달러를 넘긴 유일한 영화로 전 세계적인 흥행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비단 '인사이드 아웃 2'뿐만이 아니다. 6월 마지막 극장가 입소문 파란을 일으킨 '핸섬가이즈'의 약진도 상당하다.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두 남자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비밀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핸섬가이즈'는 코미디를 기반으로 호러, 미스테리, 오컬트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신선한 'K-코미디'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핸섬가이즈'는 6월 극장가를 선점한 '인사이드 아웃 2'와 서스펜스 액션 영화 '하이재킹'(김성한 감독, 퍼펙트스톰필름·채널플러스 주식회사 제작), 공포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마이클 사노스키 감독)까지 박빙의 경합 속에서 4위로 출발했지만 개봉 후 실관람객의 '강력 추천' 호평을 원동력 삼아 조금씩 상승세를 얻어 마침내 개봉 5일 차인 30일 전체 흥행 2위까지 역주행에 성공했다. '핸섬가이즈'가 30일 동원한 일일 관객수는 14만5043명(누적 45만8890명). 경쟁작들이 토요일 대비 일요일 관객 수가 소폭 하락한 반면, '핸섬가이즈'는 오히려 일요일 관객 수가 증가하는 등 실관람객들의 압도적인 만족감과 입소문의 힘을 입증한 것. 좌석 판매율 또한 6월 27일 9.8%, 28일 12.5%, 29일 30.2%, 30일 35.1%와 같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그 어렵다는 '개싸라기 흥행(영화 개봉 주보다 2주 차에 더 많은 관객이 몰리는 현상)'을 예고했다.
치열했던 6월 극장가가 끝나고 본격 여름 극성수기 시즌을 맞은 7월 극장가는 6월 보다 더 뜨거운 경합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일단 가장 먼저 7월 극장 간판을 내건 '탈주'의 성적에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3일 개봉을 앞둔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와 오늘을 지키기 위해 북한 병사를 쫓는 보위부 장교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작품. 극한 장애물 속에서도 회피하거나 둘러 가지 않고 똑바로 직진하는 주인공의 내달리는 탈주와 스피디한 추격 액션으로 무더운 여름 시원한 쾌감을 선사할 예정. 특히 '탈주'는 2021년 열린 제42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감독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이제훈이 남우조연상 후보로 오른 구교환을 향해 "구교환과 함께 작품을 하고 싶다"며 공개 러브콜을 보낸 뒤 성사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바, '꿈의 캐스팅'이 '현실 흥행'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