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주자가 리드를 좀더 했으면 싶었다. 더블스틸 사인을 낸 건 아니었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깜짝 이중도루 실패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와 한화 이글스의 주말시리즈 2차전은 우천으로 연기됐다.
부산에는 정오 전후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고,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는데다 한층 더 심한 폭우가 예고돼 우천 취소가 결정됐다.
취소라고는 하지만, 올해 주말시리즈는 금-토 경기 취소시 다음날 더블헤더가 열린다. 이날 취소된 경기 역시 30일 오후 2시, 5시에 곧바로 기본 편성됐다. 더블헤더 1차전 선발로 한화는 와이스, 롯데는 한현희를 예고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전날 이중도루 상황에 대해 '사인이 어긋났다'고 설명했다. 주자들에게 리드를 한번 더 하라고 했는데, 현장에는 이중도루 사인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것.
당시 3루주자는 노장 정훈, 1루주자는 박승욱이었다. 결국 이중도루는 실패로 끝났다.
가장 아쉬운 점은 0-3으로 뒤지던 롯데가 3~4회 2득점씩 따내며 4-3으로 승부를 뒤집은 직후인 5회말이었다는 점. 정훈이 빠른 주자가 아님을 감안하면 상대의 허를 찌르는 효과는 있겠지만, 쉽게 소화할 수 있는 작전은 아니었다.
상황 종료 후 김태형 감독이 고영민 3루 주루코치를 불러 이야기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태형 감독은 "정말 속상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타선이 잘 치고 있어서 그런 작전을 할 상황은 아니었다. 상대 허점만 눈에 보였던 것 같은데, 정훈은 골반도 안 좋고, 도루에 능한 선수도 아니다. 또 손성빈은 타격감이 괜찮지 않나. 상대 투수가 몰리는 상황이었는데."
김태형 감독은 번트작전도 잘 하지 않는다. 올해 롯데는 희생번트 19개로 10개 구단 중 번트가 가장 적은 팀이다. 경기 막판 1~2점차라면 모를까. 선수가 쳐야할 땐 치는 게 맞다는 지론을 지니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주자가 살고 죽고의 문제가 아니라 뛰면 안되는 상황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에겐 다행히 롯데가 승리, 4연승을 내달렸다. 한화를 넘어선 롯데는 중위권의 NC 다이노스, SSG q더스를 향해 도약할 수 있을까.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