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4년간 54승을 기록한 효자외인 데이비드 뷰캐넌.
삼성 라이온즈 팬들이 감사한 마음으로 추억하는 이름이다. 계약 조건이 맞지 않아 정든 한국을 떴지만, 뷰캐넌의 그림자는 전반기 내내 라이온즈에 드리워져 있었다.
새로 영입한 외인 듀오 코너와 레예스가 KBO리그 정착과정에서 기복을 보이며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기 때문.
두 선수는 각각 다른 장점으로 호투를 펼칠 때가 있었지만 꾸준하지는 못했다.
특히 코너의 기복이 조금 더 심했다. 다소 예민한 성격으로 경기 중 갑작스레 무너지는 경우가 있었다. 홈 구장 라이온즈파크 마운드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구단도 만에 하나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뷰캐넌과 SNS 등으로 꾸준히 연락을 유지하며 근황을 주고 받았다. 단순 안부차원의 소통. 하지만 언제든 비지니스 이야기로 전환할 수 있는 창구였다.
외인 교체 시한은 오는 8월15일. 8월16일 이후 영입하는 선수는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없다. 결국 뷰캐넌은 삼성에 광복절까지 유효한 보험카드였다.
하지만 이 든든한 보험카드를 쓸 일이 없어질 확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코너와 레예스가 완벽한 각성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한명을 교체한다면 코너일 가능성이 더 컸다. 1선발로 영입한 선수가 이닝 소화력이 떨어졌다. 5월까지 퀄리티스타트가 단 4차례에 불과했다. 불펜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었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긴 이닝과 꾸준함"을 희망했다. 그 바람을 드디어 실현하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대기만성형이었다. 적응에 성공하자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 현장 협의 끝에 라이온즈파크 마운드 문제도 해결하며 더 홀가분해졌다.
최근 2경기 연속 7이닝을 소화했는데 자책점이 0이다.
26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 7회까지 단 3안타 1볼넷만 내줬다. 최고 153㎞의 강속구의 볼끝에는 힘이 넘쳤다.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 각도도 예리했다. 9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내야 실책이 없었다면 무실점 완벽투가 될 뻔 했다.
레예스도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최근 5경기 모두 최소 5이닝 이상씩을 책임지고 있다.
이런 페이스라면 부상 없이는 교체를 생각하기 힘들다. 만에 하나 불의의 부상이 있더라도 신설된 단기 대체 외인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뷰캐넌이 돌아와 남은 시즌 100만달러 한도 내의 적은 돈을 받고 뛴다 해도, 컴백 조건에는 내년 시즌에 대한 보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여러모로 복귀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고 봐야한다.
원태인 백정현 토종 좌우 선발 듀오가 부상을 털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상황.
시즌 전 구상했던 '외인2+토종2'의 이상적인 선발진이 드디어 완성단계다. 본격적인 여름승부를 앞두고 불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반가운 선발진 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