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광주 에이스' 엄지성(광주FC)의 스완지시티 이적 협상이 구단의 반대로 난항중이다.
스완지시티가 광주 구단에 엄지성에 대한 정식 오퍼를 제시했다. 27일 이적시장 소식통에 따르면 스완지시티는 광주 구단에 이적료 100만달러(약 14억원)에 파격적인 셀온 조항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크 윌리엄스 스완지시티 감독이 직접 엄지성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구단의 반대에 부딪혀 이적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재정건전화 제도 위반으로 올여름 이적시장서 추가영입이 불가한 광주에게 '에이스' 엄지성의 이적 문제는 난제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정효 광주 감독은 수원FC 원정에서 2연패한 후 격노에 가까운 인터뷰를 했다. "우리 팀 올 시즌 성적이 예상된다"면서 "기적이 일어나야 다이렉트 강등을 피한다. 어린 선수들은 이적 루머 때문에 팀에 대한 애착이 사라지고 있는 것같다. 내가 카페에서 새벽 3~4시까지 노력하는 게 선수들에게 과분하다"고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이제 리그 반환점을 겨우 돈 19라운드에 6위 팀 사령탑의 인터뷰라기엔 다소 과한 느낌이었다. 매순간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기본인 프로 선수들을 향한 작심발언도 '단순한 밀당'이라기엔 수위가 도를 넘었다. 팬들에게도 구단에게도 치명적인, 입에 올리기도 싫은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독설을 서슴없이 반복했고, 라커룸의 선수들을 향해선 "기자회견 기사를 보라"고 했다고 알려졌다. 엄지성 등 광주 선수들은 고개를 떨군 채 믹스트존 인터뷰에 응했다. 이 감독의 격정 기자회견 직후 유럽 이적시장 오픈 직후부터 소문으로 떠돌던 엄지성의 이적설이 구체화됐다.
광주 구단은 엄지성 이적요건으로 현 제안의 2배에 달하는 200만달러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만달러는 스완지 구단의 사실상 파이널 제안이다. '국대 풀백' 설영우의 최근 이적료와 비교하더라도 200만달러는 사실상 보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충분하다. 엄지성은 절박하다. 광주 유스 출신으로 지난 4년간 구단, 팬에 대한 애정과 헌신이 누구보다 깊은 선수지만, 축구의 꿈 역시 포기할 수 없다. 특히 군 입대를 앞둔 2002년생 엄지성은 이번 스완지의 제안을 유럽 무대를 향한 오랜 꿈을 이룰 마지막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메이저사커리그(MLS)의 제안 당시 유럽 진출 기회가 생기면 보내주겠다고 구단과 협의했고, 막상 그 기회가 찾아왔지만 무산 위기다. 엄지성은 보다 넓은 무대, 보다 큰 꿈을 향한 마지막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스완지시티 구단도 엄지성 영입에 진심이다. 엄지성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 역대 해외 이적 선수 중 가장 높은 비율의, 파격적이고 이례적인 셀온 조항(Sell-On Clause)을 삽입했다. 엄지성이 스완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몸값을 올려 이적할 경우, 수억원대의 금액이 원소속구단 광주FC와 광주 유스 금호고 축구 후배들을 위해 쓰일 수 있다. 엄지성의 스완지행이 성사될 경우 나상호 이후 두 번째 광주 출신 해외진출 사례로 남게 된다.
광주 금호고 출신인 엄지성은 2021년 광주FC에서 프로에 데뷔해 4년째 뛰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첫 시즌 K리그1 37경기 4골-1도움을 기록했고, 2022년 K리그2에서 28경기 9골-1도움으로 1부 승격을 이끌었고, 작년 이정효 감독 아래 28경기 5골-3도움, 올시즌 15경기 2골-3도움을 기록중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