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캡틴'다운 방망이 솜씨와 위로를 동시에 보여줬다.
저지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각) 시티필드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서 만루포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5타점 1득점 1볼넷의 맹타를 휘두르며 아메리칸리그(AL) MVP 유력 후보의 면모를 이어갔다.
저지는 3-9로 크게 뒤진 8회초 2사 만루서 우완 개럿을 투스트라이크에서 리드 개럿의 98.9마일 한복판 빠른 공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포로 연결했다. 41도의 발사각, 109.4마일의 속도로 높이 뜬 타구는 우중간 펜스 뒤 양키스 불펜에 비거리 390피트 지점에 떨어졌다.
저지의 통산 7번째 그랜드슬램. 시즌 29호 홈런을 마크한 저지는 양 리그를 합쳐 홈런, 타점(75), 장타율(0.700), OPS(1.128), 장타(53), 루타(198) 등 6개 부문 선두를 질주했다.
양키스(52승29패)는 이날 페넌트레이스 절반인 81경기를 소화해 저지는 산술적으로 58홈런을 때릴 수 있다. 62홈런으로 AL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운 2022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페이스다. 2022년 29홈런은 팀의 76번째 경기에서 쳤다. 올시즌 5경기가 늦다.
이날 양키스는 또 다른 거포 후안 소토도 홈런을 포함해 3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 2볼넷의 맹활약을 펼치는 등 타선이 활발하게 터져 당연히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그러나 7대9로 무릎을 꿇었다.
에이스 게릿 콜이 초반 난타를 당하는 바람에 끌려가는 경기가 되고 말았다. 콜은 4이닝 동안 홈런을 무려 4개는 얻어맞고 7안타 6실점해 패전을 안았다.
지난 3월 스프링트레이닝 막판 팔꿈치를 다친 콜은 3개월에 걸친 재활을 마치고 지난 20일 복귀해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4이닝 동안 최고 97.5마일의 직구를 뿌리며 3안타와 1볼넷 2실점했다. 그러나 이날은 콜답지 않았다. 삼진을 한 개도 잡지 못했다. 투구수는 72개, 그중 스트라이크는 44개였다. 30개를 던진 포심 직구 구속은 최고 98.9마일, 평균 95.4마일을 찍었다. 그러나 2회부터 직구 구속이 크게 줄었다.
1회말 1실점한 콜은 2회 마크 비엔토스와 해리슨 베이더에게 각각 좌중월 솔로포, 좌월 솔로포를 내줬다. 91.5마일, 93.2마일의 밋밋한 직구가 얻어맞았다. 이어 4회 선두타자 비엔토스에게 내준 우중간 솔로홈런과 브랜든 니모에게 허용한 우월 투런홈런은 각각 92.3마일 직구와 88.7마일 체인지업이었다. 스피드와 구위, 제구력 모두 형편없었다고 보면 된다.
콜이 한 경기에서 4개 이상의 홈런을 내준 것은 2022년 6월 10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미네소타전에서는 2⅓이닝 동안 홈런 5개를 포함해 8안타를 얻어맞고 7실점했다.
또한 콜은 양키스 역사상 처음으로 탈삼진 없이 4홈런과 4볼넷을 내준 첫 번째 투수가 됐다. 콜에게는 일종의 불명예 기록이다. 또한 콜이 삼진을 하나도 잡지 못한 것은 그의 커리어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절인 2016년 5월 2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콜로라도전에서는 탈삼진은 올리지 못했지만, 7이닝 동안 10안타 1실점의 호투로 승리를 따냈다.
직구 구속은 1회 최고 98마일, 평균 96.9마일을 찍었다가 2회부터는 평균 94마일로 줄었다. 비엔토스가 때린 홈런은 이날 콜의 가장 느린 91.5마일 직구였다.
콜의 부진에 대해 저지는 변함없는 신뢰를 나타냈다. 그는 "평소답지 않았지만, 그는 여전히 회복 중에 있는 것 아닌가. 스프링트레이닝과 같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며 "그는 우리의 에이스다. 우리의 선수다. 그가 5일에 한 번 등판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