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벤치에 앉아 있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이 분노했다. 평소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오간데 없었다.
서울 이랜드는 26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안산 그리너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홈경기에서 0대3으로 패했다. 이랜드(7승4무6패)는 2연패에 빠졌다.
경기 뒤 김 감독은 "결과론이지만 경기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감독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정말 최악의 경기였던 것 같다. 벤치에 앉아 있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좋지 않은 경기였다. 주중에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께 죄송한 경기였다. 실망스러웠다. 올 시즌 지는 경기는 있어도 이런 경기력을 보인 경기는 없었다. 어떻게 하루 아침에 이렇게 경기력이 무너졌는지 분석하고 되짚어봐야 할 상황이다. 이런 경기를 한다면 승강 플레이오프도 쉽지 않다. 팬들도 다 똑같은 생각일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각성한다.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선 이런 경기가 나오지 않도록 감독으로서 책임감 있게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다 떨어졌다. 전반부터 안일한 패스 실수로 상대에 많은 기회를 허용했다. 너무 선수들 스스로가 안일하게 대처하지 않았나, 혹은 상대를 조금 가볍게 보지 않았나 생각한다. 실점 상황 뿐만 아니고 여러 정말 많은 수비에서 실수가 나왔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한 번 되짚어봐야 한다. 포백으로 경기했는데, 어떤 변화를 줘야할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랜드는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이다. 하지만 2연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김 감독은 "전반 끝나고는 선수들의 정신적인 문제를 얘기했다. 크게 얘기하지 않았다. 충분히 득점할 수 있고, 우리가 차분하게 가자고 했다. 감독을 하다보면 전체적으로 경기 흐름이나 초반에 느낌이 직감적으로 오는데 이번 경기는 속으로 '쉽지 않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경기를 끌어 나가는 데 집중력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했다.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계속되면 동료선수들을 위축되게 한다. 팀이 위축돼 또 실수가 나온다. 그런 부분을 항상 경기 때 조심해야 한다. 집중력을 갖고 해야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게 패배 요인"이라고 했다.
이랜드는 7월 1일 충남아산과 격돌한다. 부상으로 휴식을 취했던 브루노 실바가 복귀할 수 있다. 김 감독은 "브루노 실바가 팀의 활력소로 공수에서 많은 역할을 해줬었다. 빠지면서 그런 점에서 눈에 띈 것 같다. 전체적으로 공수밸런스가 무너진 것 같다. 실점하면서 선수들이 전체적인 생각이 앞쪽으로 쏠려있지 않았나 싶다. 전체적으로 다 좋지 않은 경기였다. 누구하나 잘한 것 없다. 다 좋지 않았던 정말 시즌 최악의 경기였다. 팬들께 정말 죄송한 경기였다"고 고개를 숙였다.
목동=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