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골프 여제 박세리부터 '어펜져스'(펜싱 어벤져스) 김정환과 김준호까지, KBS가 레전드급 해설진을 꾸리고 2024 파리올림픽의 뜨거운 열기를 전달한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2024 파리하계올림픽 KBS 방송단' 발대식이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현이, 송해나, 박세리, 김준호, 김정환, 기보배, 이원희가 참석했다.
오는 7월 26일 개막하는 2024 파리올림픽에는 전 세계 206개국이 참가하며, 32개 종목에서 329개 경기가 치러진다. KBS는 '함께 투게더 앙상블'이라는 파리올림픽 중계 슬로건처럼, 나라를 대표해 '일당백'으로 뛸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를 특급 해설진과 함께 차별화되고 생동감 넘치는 중계로 선보일 계획이다.
'축구인'으로 거듭난 톱모델 이현이와 송해나는 KBS 파리올림픽 메인 MC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파리의 주요 명소를 다니며 생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메달리스트 등 화제의 선수들과 현장 독점 인터뷰를 진행하며 차별화된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현이는 "정말 영광스러운 자리인 만큼, 잘 해내고 싶다"며 "올해 올림픽이 파리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저와 송해나 씨를 데려가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파리는 패션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곳이다. 오랫동안 모델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서 올림픽 현장이 얼마나 패셔너블하고 스타일리시한 지 저희의 룩을 통해 설명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송해나는 "KBS 올림픽 중계 슬로건 '함께 투게더 앙상블'에 맞게,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MC가 되겠다"며 "스포츠인이 아니더라도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골프 해설위원으로 나선 박세리는 한국 여자 골프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수많은 '박세리 키즈'를 탄생시켰다. 그들과 함께 감독으로 직접 나선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박인비의 금메달을 이끌기도 했다.
최근 부친과의 법적 문제로 갈등을 빚은 박세리는 아픔을 딛고 파리올림픽 해설위원으로서 활약을 예고했다. 그는 "요즘 제가 이런저런 일들이 있어서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다시 일어나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타 방송에서는 KLPG 해설을 해 본 경험이 있는데, KBS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두 차례 올림픽에서 감독으로서 선수들과 함께했고, 올해는 해설을 진행하지만 선수들과 거리감이 있다 보니 해설하면서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된다. 저도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다 보니까 최대한 선수의 입장에서 명확하게 해설을 하려고 한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일반적인 대회보다는 올림픽이 가진 무게감이 얼마나 클지 충분히 이해하실 것 같다. 그런 상황까지 잘 전달할 수 있도록 KBS와 노력을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어펜져스' 김정환과 김준호는 KBS 펜싱 종목 해설위원으로 뭉쳤다. 두 사람은 2023 항저우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굳건히 세계 1등을 지켰다. 김준호의 은퇴와 김정환의 부상으로 또 다른 금빛 찌르기는 아쉽게도 불발됐지만, 새로운 '어펜져스'의 활약을 지켜볼 예정이다.
김정환은 "저희가 도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관중이 없었다. 이번 올림픽은 펜싱의 종주국인 파리에서 열리는 만큼, 홈 관중들의 텃세가 어느 정도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며 "저희와 한솥밥을 먹었던 구본길, 오상욱 선수가 막내들을 잘 이끌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근 열린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도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 분위기를 잘 타서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준호는 "많은 분들이 구본길, 오상욱 선수와 파리까지 함께 가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저와 정환이 형이 대표팀을 나갔다고 해서 팀이 약해지는 게 아니다"라며 "이번에 KBS 해설위원을 맡게 되면서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동작이 안 나오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달라'고 응원을 보냈다"고 말했다.
기보배는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2024 파리올림픽 KBS 해설위원으로 출격한다. 2012 런던올림픽,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등 수많은 세계 경기에서 압도적인 저력을 보여줬던 그는 '신궁'다운 분석력과 생동감 넘치는 해설로 후배들에 응원을 보낸다.
기보배는 "선수들이 부담을 갖고 올림픽을 준비할 거라고 생각한다. 제 경험을 토대로 하면 연습도 실전처럼 준비하는 것이 결국 경기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며 "여자 선수들의 경우는 이번 올림픽에서 10연패 준비 중이다. 너무 결과에만 포커스를 맞추다 보면, 중요한 걸 놓칠 수 있으니까 과정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과정에 충실하다 보면 저절로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 같다"고 후배들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유도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세계선수권, 올림픽,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달성했던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도 해설위원으로 활약을 펼친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KBS와 호흡을 맞춘 이원희는 파리에서도 열정적인 해설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유도가 원래 올림픽 효자 종목이었는데, 2012년부터 불효자 종목이 됐다. 많이 안타까운데, 그래도 올해 세계대회에서 남녀 금메달이 각각 나왔고, 동메달도 두 개 획득했다. 올림픽 청신호가 떴는데, 후배들이 연습을 시합처럼 생각하고 꾸준히 준비했으면 좋겠다. 올림픽은 워낙 규모가 크고, 이변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대회이기 때문에 과정에 충실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