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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인내력 한계, 그럼에도 놓지 않는 소통..."팬들이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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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장마철이 다가왔음을 알리기라도 하는 걸까.

찜통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필드에서 땡볕을 맞으며 경기하는 선수들에겐 그 고충이 배가 된다. 18홀을 돌기 위해선 갈고 닦은 실력 뿐만 아니라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엄청난 체력과 집중력도 빠질 수 없다.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 나선 윤이나는 대회 기간 이동 중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주목 받고 있다. 지난 홀을 복기하고 다음 홀 공략을 구상하기에도 빠듯한 시간. 하지만 윤이나는 이 시간을 쪼개 자신의 플레이를 지켜보기 위해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의 성원에 화답하고 있다.

2년 전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플레이'로 3년 자격 정지 처분됐던 윤이나. 자격 정지 기간 골프 교육기관 봉사활동 등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징계 경감으로 올 시즌 투어 무대에 복귀했으나 시선은 엇갈린 게 사실. 윤이나는 국내 개막전이었던 지난 4월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 1라운드 티샷 전 선수, 갤러리를 향해 90도 인사를 하며 사죄의 뜻을 전했다. 1라운드를 마친 뒤엔 "잔디를 밟으며 경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했다. 정말 많이 긴장 됐는데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 더 정직하고 모범적인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가장 많이 생각나는 건 팬분들"이라며 "골프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가장 힘이 되준 건 팬들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 드리고 싶다"고 눈물을 흘리기도. 윤이나는 이 대회 순위 상금 전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윤이나는 인상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대회 최종라운드에 나설 땐 타이틀스폰서사의 컬러에 맞춘 복장으로 예우를 대신했다. 동료 선수, 갤러리를 향한 예의와 소통 역시 이어갔다. 여전히 그를 향한 시선은 엇갈리지만, 묵묵히 자신이 해 나아갈 수 있는 일을 하는 모양새.

윤이나는 "시간을 내서 나를 직접 보러 와주신다는 게 정말 감사하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소통하려 한다. 그러면서 나 역시도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윤이나는 21일 포천힐스CC 가든, 팰리스 코스(파72·6630야드)에서 펼쳐진 대회 2라운드에서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를 기록, 오후 5시 현재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윤이나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경기 후반에 아쉬운 퍼트도 있었고, 바람을 읽을 때 실수가 있어서 샷을 많이 못 붙였다"며 "그래도 타수를 잃지 않고 더운 날씨에도 1라운드와 같이 3언더파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1라운드와 공략법 차이를 두고는 "아침에 시작하긴 했지만, 날씨가 역시 더웠다. 아직 더위 적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공략법은 비슷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드라이버를 6번만 잡았다"고 밝혔다.

앞선 10차례 대회에서 4번의 톱10을 기록한 윤이나. 지난달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선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다시금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린만큼, 우승에 대한 욕심도 생길 법 하다. 윤이나는 "우승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팬분들의 응원으로 힘을 받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우승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