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김포FC의 돌풍이 멈출줄 모른다.
김포는 지난 시즌 창단 2년만에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강원FC에 아쉽게 패하며 승격 문턱에서 눈물을 흘렸지만, 아무도 예상 목한 김포의 기적 같은 행보에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핵심 자원들이 좋은 팀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모조리 팀을 떠났고, 울며 겨자먹기로 사실상 재창단에 가까운 변화를 택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포의 질주는 계속됐다. 초반 변혁기를 거친 김포는 시간이 갈수록 조직력을 찾았고, 이후 무섭게 승점을 쌓았다. 최근 5경기에서 4승1패의 놀라운 성적표를 받으며 4위까지 뛰어올랐다. 승점 24로 선두 FC안양(승점 30)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19일 홈에서 열린 코리아컵 16강전에서 또 하나의 기적 같은 드라마를 썼다. K리그1+코리아컵 역대 최다 우승에 빛나는 전북 현대를 1대0으로 잡았다. 김포만의 축구로 '힘 대 힘' 맞대결을 치러 얻은 쾌거였다. 김포는 창단 첫 코리아컵 8강에 올랐고, 하늘을 찌를듯한 자신감으로 올 시즌 승격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다.
중심에 역시 고 감독의 지도력이 있다. 지난 시즌 K리그2 감독상을 수상한 고 감독은 올 시즌 열정적인 코칭은 더욱 뜨거워졌고, 날카로운 감각과 냉정한 운영능력은 더욱 원숙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팀 구성원이 대거 바뀌었음에도 빠르게 선수들을 고정운만의 축구에 녹아들게 하며, 특유의 많이 뛰는 축구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고 감독에게 숨은 조력자가 있다. 강 철 전력강화실장이다.
김포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강 실장을 영입했다. 테크니컬 디렉터 역할이었다. 화성FC에서 지도력을 과시하며 K3리그 우승을 이끈 강 실장은 석연찮은 이유로 팀을 떠나야 했다. 김포 4년차로 변화를 주고싶었던 고 감독은 포항 스틸러스,FC서울, 대전하나시티즌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강 실장과 손을 잡았다. 흔히 감독급 실장이 오면, 감독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밖에 없는데, 김포는 달랐다. 막역한 선후배 사이였던 고 감독과 강 실장은 환상의 케미를 자랑했다.
선수 선발부터 훈련, 전술, 경기 운영 등을 함께 논의하며, 더 좋은 결론을 도출해냈다. 고 감독이 미쳐 생각지 못한 부분을 강 실장이 잡아줬다. 강 실장은 기존 코칭스태프가 하던 역할에서 선을 넘지 않고, 적절한 조언을 건넸다. 경기 외적으로도 많은 대화를 통해 함께 스트레스를 나누었다. 고 감독은 올 시즌 사석에서 "강 실장 선임은 신의 한수"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닌다. 강 실장은 손사레를 치지만, 싫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고 감독과 강 실장이 시너지를 내며, 김포는 한단계 도약한 모습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