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어느덧 반환점을 돈 '하나은행 K리그1 2024' 전반기를 결산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선수 평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선수 퍼포먼스 지표인 '아디다스 포인트'를 이용하면 개막 라운드부터 지난 15~16일에 열린 17라운드까지 전반기를 통틀어 어느 팀의 어떤 선수가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판 파워 랭킹'으로 불리는 아디다스 포인트는 득점, 도움, 드리블, 볼미스, 태클, 선방 등 총 31개 항목의 경기 데이터로 따지며, 선수 개개인의 활약상을 점수로 계산하기 때문에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아디다스 포인트 TOP 10에서 1위를 달리는 '전반기 최고의 선수'는 강원 야고(2만7620점)다. 2023시즌 강원에 입단한 야고는 첫 시즌 11경기에서 1골에 그치며 별다른 임팩트를 발휘하지 못했으나, 올 시즌엔 15경기에서 8골을 넣는 대반전 활약으로 득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를 9골의 서울 일류첸코(2만4609점), 울산 주민규(2만2354점), 9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는 수원FC 이승우(2만1235점)가 잇고 있다. '19세 특급' 강원 양민혁(2만1115점)이 5위다. 강원 이상헌(2만385점), 포항 정재희(1만9377점), 인천 무고사(1만8220점), 수원FC 안데르손(1만8058점), 울산 루빅손(1만8037점)이 6~10위에 자리했다.
팀별로 보면, 17라운드 현재 2위를 달리는 '돌풍팀' 강원이 셋으로 가장 많다. 공격 트리오가 6위권 내에 포함됐다. 2023시즌 강원의 팀내 아디다스 포인트 1위는 센터백 김영빈이었다. 올 시즌 윤정환 강원 감독이 공격적으로 전술 색깔을 바꾼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단 의미다. 선두 울산과 5위 수원FC가 둘, 3위 포항, 7위 인천, 9위 서울이 각 1명씩이다. TOP 10 중 파이널 A그룹권에 있는 팀의 선수가 8명, TOP 20 중에선 15명이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많을수록 해당팀은 잘 나갈 수밖에 없다. 팀이 잘 나가야 소속된 선수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도 말이 된다. 하위권 3팀 중 아디다스 포인트가 가장 높은 선수는 대구 요시노(1만1020점·44위), 전북 송민규(1만3472점·22위), 대전 이창근(1만372점·53위)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권에 속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류첸코가 야고와 주민규 사이에 껴있다는 건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만큼 '하드캐리'했다는 방증이다.
광주 가브리엘(1만7251점·11위), 제주 김동준(1만5575점·14위), 김천 김현욱(1만5323점·16위)을 포함해 팀별 톱 랭커를 포지션별로 나누면 공격수 4명, 2선 공격수(윙어, 공격형미드필더) 5명, 미드필더 1명, 골키퍼 2명이다. 직접 승부를 가르거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는 선수가 팀 중심에 섰다. 수원FC는 이승우가 공격 포인트를 올린 9경기에서 전체 승점 27점 중 19점을 따내며 '승우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반면 대전과 제주는 주전 수문장의 선방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올 시즌 양팀은 두 '국대급' 골키퍼의 선방 활약 속 최소실점 순위 공동 5위(23실점)와 4위(21실점)를 달리지만, 득점력이 따라주지 않아 고생하고 있다. 포르투갈 출신 윙어 가브리엘과 일본 출신 미드필더 요시노는 K리그 입성 첫 해 빠른 적응과 뛰어난 실력으로 팀내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사실을 선수 퍼포먼스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양민혁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강원과 준프로계약을 맺은 양민혁은 학업과 프로생활을 병행하면서 데뷔 시즌에 5골-3도움(17경기)을 올리는 놀라운 활약으로 국내뿐 아니라 유럽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