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네가 해라 1등.
KBO리그 선두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어느 팀의 독주 체제는 힘든 형국으로 가고 있다. 물론, 순위 싸움이 치열하면 치열할수록 지켜보는 사람들은 재밌다.
개막 후 KIA 타이거즈가 잘 나갈 때는 '역시 전력이 탄탄한 팀은 다르다'며 KIA의 독주가 가능할 걸로 보였다. 이후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가 치고 올라왔다. 철옹성같던 KIA 1위 벽이 무너졌다. 그러자 'LG는 LG다. 강하다'며 왕조 건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기대들이 모두 무색해지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혼돈의 시대'다.
KIA는 선두를 다시 되찾았다. 하지만 우울하다. 긴 연패는 없지만 최근 4번의 3연전 연속으로 루징시리즈다. 계속해서 5할 기준 승률을 까먹고 있다. 6할을 훌쩍 뛰어넘었던 승률, 이제 5할대 유지도 힘들다.
초반 이기는 경기가 많아지며 쉼 없이 달려왔다. 날씨가 더워지며 선수들 체력이 떨어질 시점이다. 외국인 선발 크로우의 공백이 길어진 것에, 복귀 후 부진한 나성범도 악재였다. 최근에는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던 김선빈까지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KIA가 주춤하는 사이, LG가 1등으로 치고 올라왔었다. 그런데 KIA가 하락세인데도, 엉겁결에 다시 1등이 됐다. 이 말은 LG가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LG는 주중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을 스윕당하며 4연패에 빠졌다. LG 역시 부상에 운다. 선발 최원태가 옆구리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공-수의 핵인 캡틴 오지환마저 다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제 아무리 LG라도 투-타 기둥 전력이 빠진 상황에서는 경기력을 100% 발휘할 수 없다.
그 사이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가 힘을 냈다. LG 3연전을 모두 쓸어담은 삼성은 LG와 반대로 4연승을 달렸고, 두산도 무너질 듯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으며 순항중이다. 다만, 삼성과 두산도 올시즌 연승 하다 연패 하다 극단적인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어 안정감은 떨어지는 게 사실. 그래서 누가 치고 나갈거라고 확실하게 속단하기 힘들다.
1위 KIA부터 4위 두산까지의 승차는 단 1경기. 자고 일어나면 상위 4팀의 순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일찍부터 날씨가 폭염 수준이고,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하는 가운데 어느 팀이 부상과 체력 관리에서 앞서느냐가 선두 싸움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