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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클의 상암 축구교실...'텐백' 만리장성 녹여버린 손흥민 매직 드리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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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중국이 아무리 수비에만 집중해도 손흥민의 드리블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중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최종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진출을 확정했던 한국은 이번 승리로 3차예선 톱시드까지 확보하면서 기분 좋게 2차예선을 마무리했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이강인이었지만 경기 내내 손흥민의 활약상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좌측 윙포워드로 선발출장한 손흥민은 경기 시작부터 작정한 듯이 개인 능력을 마음껏 보여주기 시작했다. 팀의 공격 템포를 헤치지 않는 선에서 손흥민은 계속해서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면서 중국의 만리장성을 무너트리기 위해 애썼다.

전반 20분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공을 받은 손흥민은 중국 선수 4~5명을 끌고 다니면서 드리블을 펼친 뒤에 유효슈팅까지 만들어냈다.

손흥민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개인 돌파를 선보이는 게 정말 반가웠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로 바뀐 후 좌측보다는 중앙에 더 많이 기용됐다.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다보니 돌파력을 선보일 만한 기회가 많이 없었다. 손흥민도 중앙에서 볼을 많이 소유하기보다는 동료들을 활용해주는 연계플레이에 집중했다.

스트라이커로 뛰면서 손흥민이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지만 수비수 2~3명 정도는 가볍게 몰고 다니는 드리블 능력이 발휘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그 아쉬움이 손흥민한테도 남았는지 지난 싱가포르전부터 손흥민은 측면에서 과감한 돌파 후 슈팅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이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하자 중국 선수들은 손흥민에게만 시선이 쏠렸다. 손흥민은 이를 역으로 이용할 줄 아는 선수였다. 전반 29분 장면이 대표적이다. 손흥민은 좌측에서 이재성과 원투패스를 주고받은 뒤에 가운데서 슈팅 기회를 잡은 이강인을 살려주는 패스를 전달했다. 손흥민 혼자서 수비수들의 시선을 한몸에 다받기에 나올 수 있는 공격패턴이었다.

후반에도 손흥민은 좌측에서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하면서 중국 수비를 요리했다. 손흥민은 후반 16분 이강인의 득점을 만들어내는데 관여하면서 에이스로서의 역할까지 보여줬다.

손흥민의 압도적인 돌파력에 중국 수비는 무력했다. 후반 25분에도 수비수 3명이 손흥민에게 붙었다. 이때 황인범이 공간을 찾아 움직이자 손흥민은 돌파를 시도하는 것처럼 하다가 황인범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줬다.

후반 28분에는 측면에서 수비수 2명을 현련한 발놀림으로 뚫어낸 뒤에 페널티박스까지 치고 들어가 또 수비수를 제치고 코너킥까지 만들어냈다.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수비수 2명이 바로 달라붙었는데도 무용지물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40분에도 현란한 탈압박을 선보이면서 중국 수비를 가볍게 뚫어내며 축구 교실 같은 풍경을 만들어냈다.이날 손흥민은 드리블 7번 시도해 무려 6번을 성공하는 압도적인 돌파력을 보여줬다. 이날 손흥민보다 많은 돌파를 성공시킨 선수는 없었다.

손흥민이 스트라이커로 뛸 수 있을 정도로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지만 골 결정력만이 손흥민의 장점이 아니라는 걸 제대로 보여준 6월 A매치 2경기였다. 손흥민이 가지고 있는 돌파력, 크로스 같은 윙어로서의 능력치도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