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일단 좀 더 볼 생각이다."
데뷔전에선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두 번째 등판에선 뭇매를 맞았다.
대체 외국인 투수 시라카와 게이쇼(23)의 활용법을 두고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왼쪽 내복사근 손상으로 이탈한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단기 계약한 시라카와는 1일 고척 키움전에서 5이닝 3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그러나 7일 부산 롯데전에서 1⅓이닝 7안타 3볼넷 1탈삼진 8실점(7자책점)으로 무너졌다.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냈지만 4개의 4사구를 내주며 드러냈던 제구 불안 문제를 풀지 못한 눈치.
엘리아스는 순조롭게 재활에 임하고 있다. 이 감독은 "아직 캐치볼도 시작하지 못했다. 하지만 예상대로면 (7월 초) 전반기 최종전에는 (등판이) 가능할 것"이라고 로드맵을 세워둔 상태. 엘리아스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시라카와가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면서 공백을 메워주는 게 최상이다. 그러나 시라카와가 롯데전처럼 또 흔들린다면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는 SSG 입장에선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처지.
이 감독은 시라카와의 롯데전 투구에 대해 "많은 관중 앞에서 던지다 보니 긴장한 감이 없지 않았다"며 "일본 독립리그에선 경기 수가 많지 않아 10일 로테이션을 돌았다고 하는데 (국내에서 5일 로테이션을 돌다 보니) 체력적인 부담도 있었지 싶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13일 (인천 KIA전) 등판을 지켜보고 고민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SSG는 한 차례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김광현을 중심으로 앤더슨 오원석 등 나머지 선발 투수들도 서서히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추신수 서진용 등 부상-부진으로 말소됐던 선수들도 합류하면서 전력은 견고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라카와를 계약 기간 내에 어떤 형태로든 활용해 흐름을 이어가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어린 선수다 보니 환경적인 측면에서 버거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마운드 강도나 릴리스 포인트 등의 문제도 있지만, 본인이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 뒤 "선발 외에 다른 쪽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