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여인 보험 살인 사건' 가해자 엄인숙의 얼굴이 19년 만에 처음 공개된 가운데, 피해자 누나가 "엄인숙이 내 앞에 있으면 죽이고 싶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지난 10일 LG유플러스의 STUDIO X+U와 MBC가 공동 제작한 '그녀가 죽였다' 엄여인 편 이야기가 선공개 됐다. 영상에는 엄인숙의 두번째 남편이었던 고(故) 임모씨의 누나 A씨가 출연했다.
A씨는 "그 사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 여자라고 해야 할지, 그 X이라고 하고 싶다"며 "지금 당장 내 앞에 (엄인숙이) 있으면 죽일 것 같다. 멀쩡한 내 동생을 하루아침에 그렇게 만들었으니까"라고 했다.
A씨는 엄인숙을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딱 보자마자 예뻐서 깜짝 놀랐다. 지나가면 사람들이 한 번씩 쳐다봤다. 진하게 화장하면 좀 섹시해 보이고, 화장 안 했을 땐 청순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감쌌다"고 했다.
영상에 따르면 엄인숙은 자신을 명문여대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해 강남에 있는 사립유치원에서 근무하는 교사라고 소개했다. 아버지는 건축업, 오빠는 육군사관학교 생도, 동생은 미국에 유학 가 어머니가 미국에서 동생을 뒷바라지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엄인숙은 "아버지가 내 앞으로 한 10억원 정도의 재산을 남겨줬다"고 부를 과시했다.
하지만 정작 상견례 때는 엄인숙이 가족 없이 혼자만 나왔고, A씨는 이를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엄인숙과 임씨는 2002년 7월 만난 지 불과 2~3개월 만에 동거를 시작했다. 같은해 11월 임씨는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목부터 허리까지 새파란 멍이 들었고, 전치 4주의 허리 골절 진단을 받았다.
A씨는 "동생이 아침에 일어났는데 기억이 안 나고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화장실은 가야겠다고 해서 갔다가 그렇게 됐다더라"라고 했다.
한 달 뒤에는 임씨의 오른쪽 눈이 실명됐다. 당시 임씨가 "자고 일어났는데 눈에 뭐가 들어간 것 같았고 눈을 뜰 수 없어서 바로 병원에 갔다. 도저히 기억이 안 난다"고 하자, 엄인숙은 "오빠가 정신이 없어서 그래요. 잔디밭에서 넘어졌는데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엄인숙은 그런 임씨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고 한다. A씨는 "동생이 병원에 있을 때 엄인숙이 갑자기 임신했다고 하더라. 동생 말로는 그 여자가 그렇게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하려고 했고, 임신이 되게끔 엄청 노력했다고 하더라"라고 주장했다.
또 엄인숙은 임씨가 병원에 입원한 상태임에도 혼자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도 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A씨는 "혼인신고 후 병원에 있는 동생의 상태가 점점 안 좋아졌다"며 "아프다는 얘기만 계속했다. 나한테 빨리 오라고, 엄인숙이 있을 땐 가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2003년 2월 12일 사망했다. 그러자 엄인숙의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A씨는 "다른 사람을 보는 느낌이었다. 일단 상복을 거부했고 말투가 바뀌어서 가족들이 당황했다"며 "부검을 원했으나 엄인숙이 울고불고 난리 치면서 어떻게 사람을 두 번 죽이냐고 그랬다. 남들이 봤을 땐 우리가 나쁜 사람 같았다"고 떠올렸다.
부검을 진행했으나 결과는 사인 불명이었다. 이후 엄인숙은 A씨 식구들과 연락을 두절한 채 잠적했다. 그는 임씨의 보험금 388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결국 어차피 죽일 거면 고통이라도 안 받게 하고 죽여야지. 애를 그 지경으로 몇 달을 병원 신세 지게 해서 죽였다. 열불이 난다. 화가 너무 난다. 얼마나 아팠겠냐"며 눈물을 쏟았다.
한편 엄인숙은 2000년 5월부터 2005년 2월까지 5년간 3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2006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