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우리 국대 풀백 후배들이 정말 잘한다. 걱정 없다."
A매치 휴식기, 강원도 원주에서 훈련중 '수원FC 캡틴' 이용(39)이 11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중국전을 앞둔 김도훈호 풀백 후배들을 향해 따뜻한 응원을 건넸다.
지난 6일 싱가포르전 7대0 대승 직후 이용은 "A매치를 보면 나도 똑같이 긴장한다. 선수들의 마음을 아니까 늘 같이 뛰는 기분"이라고 했다. 동료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도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주민규 선수와 친분은 없지만 진심으로 응원했다. K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꼭 한번 증명할 기회를 줘야 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기뻤다. (정)우영이도 오랜만에 다시 돌아왔는데, 대표팀에 왜 필요한 선수인지 스스로 증명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 큰 힘이 되는 선수"라며 반색했다.
2013년 중국와의 동아시안컵에서 스물일곱살에 늦깎이 태극마크를 단 이후 2022년까지 10년 가까이 두 번의 월드컵에서 A대표팀 주전 오른쪽 풀백으로 쉼없이 달려왔다. 서른아홉 나이에도 김은중 수원FC 감독이 매경기 믿고 쓰는 풀백이다. 이승우, 윤빛가람 등 수원FC 선수들이 인터뷰 때마다 "용이형이 저렇게 뛰는데 우린 더 뛰어야 한다"고 할 만큼 자타공인 그라운드의 정신적 지주이자 리그 최강 풀백이다. 이용은 대표팀 이야기에 "이젠 어린 후배들을 응원하는 입장"이라며 싱긋 웃었다.
90분 내내 측면에서 오르락내리락 '치고 달리고, 막고, 올리고'를 거듭해야 하는 풀백은 체력, 축구지능, 크로스 능력을 두루 갖춰야 하는 궁극의 포지션이다. 이용은 "한동안 오른쪽 풀백 자원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설영우(울산), 황재원(대구), 최준(서울) 등 좋은 후배들이 많다. 리그에서 같이 뛰어보면 정말 잘한다. 각자 스타일도 다 다르다"고 평했다. "현대축구에서 풀백은 공격도 수비도 다 잘해야 한다. 설영우는 팀 플레이에서 실수가 없고 패스의 질도 좋다. 높은 위치에서 컷백, 짧은 크로스를 잘한다. 황재원은 볼을 치고 달리는 아주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최준도 투지 넘치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수원FC 같은 포지션의 2002년생 후배, 인천전(3대1승) 극장 데뷔골을 터뜨린 장영우에게도 힘을 불어넣었다. "성실한 선수다. 설영우, 황재원, 최준처럼 (장)영우도 지금처럼 계속 노력하면 경쟁력 있는 풀백으로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2010년 울산에서 데뷔한 이후 통산 365경기 5골 39도움, 14년째 건재한 베테랑 이용의 풀백으로서 가장 큰 경쟁력은 강철 체력과 '택배' 크로스. 그는 이 모든 것을 "노력"이라고 답했다. "크로스가 처음부터 장점은 아니었다. 중앙대, 울산에서 (김)신욱이와 크로스 연습을 정말 많이 하다보니 실력이 늘더라"고 돌아봤다. "울산 시절 코치셨던 김현석 감독님(충남 아산)이 너무 강하게만 차려 하지 말고 감각적인 훈련을 하라고 조언해주셨고 이후 꾸준히 노력한 것이 내 장점이 됐다"고 했다. "내 축구는 재능보다 노력이 컸다. 나도 고1까지 키가 1m50대였다. 엄청 빠르지도 않았고 타고난 게 많지 않았다"고 했다. "자신의 장점을 찾아 계속 연구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꾸준히 노력하면서 장점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기더라"고 했다.
울산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무패 우승, 리그 컵 우승, 전북에서 리그 우승, FA컵 우승 등 프로선수로서 세상의 모든 트로피를 다 들어올린 이용의 유일한 아쉬움은 해외 진출이다. 월드컵 후 주가가 급상승할 무렵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에 입단하며 해외 이적 골든타임을 놓친 이용은 후배들의 도전을 응원했다. "(손)흥민이,(황)희찬이, (이)재성이가 잘해주면서 해외에서 K리거들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 좀만 능력을 보여주면 눈여겨볼 텐데 부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어린 풀백 후배들이 해외리그에도 적극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