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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브라운리가 거기 있어?" KCC의 좌충우돌 챔피언스리그 참전기…출국-귀국길 난항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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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참가하는데 의의를 둘게요."

아시아 농구 챔피언스리그(BCL아시아)에 출전하는 남자프로농구 부산 KCC의 멋쩍은 출사표다. 'BCL(Basketball Champions League)아시아' 참가를 준비하는 과정은 물론 대회 현지에 가서도 난항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KCC는 2023~2024시즌 챔피언 자격으로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BCL아시아'에 출전한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8개국 프로리그 우승팀이 아시아 클럽챔피언을 가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주최 대회다. 각국 프로농구의 자존심이 걸린 대회인데, KCC가 진작 마음을 비운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KCC의 좌충우돌 참전기는 2023~2024시즌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순간부터 예견됐다.

다른 리그보다 일찍 시즌이 끝난 바람에 휴식기가 길어진 게 되레 화근이다. 6강전부터 시작해 챔피언 '대업'을 달성하기까지 전력을 쏟았으니 손을 푹 놓았다. 사실 쉬는 게 쉬는 것도 아니었다. 허웅 최준용 송교창 등 주요 선수들은 각종 우승 행사, 인터뷰 등 쇄도하는 외부일정에 참가하느라 개인휴가도 며칠 누리지 못했다.

전창진 감독과 코치진은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필리핀 선수를 물색하기 위해 필리핀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7일 밤 두바이로 출국하기 전까지 선수단이 제대로 모여 운동을 재개한 것은 3~4일 정도.

기존 외국인 선수(알리제 존슨, 라건아)와의 재계약을 하지 않은 KCC는 미국프로농구(NBA) 경력자인 알폰조 맥키니와 과거 KCC에서 '2옵션'으로 뛰었던 디온 탐슨을 급히 수혈했다. 이들은 이번 대회까지만 뛰기로 한 이른바 '알바(아르바이트) 용병'이다. 지난 4일이 돼서야 팀훈련에 합류했기에 조직력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그래서 현실적인 대안을 선택했다. 국내 선수들의 경기 컨디션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용병발'로 버텨보자는 것이다. 장신(2m5)에 활발한 공격력이 좋은 맥키니를 영입한 것도 그 때문이다. '조별리그에서 전패는 당하지 말자'는 바람으로 대회를 준비하다가 조추첨 결과를 받아들고 또 다른 난항에 머리를 움켜쥐었다.

히로시마 드래곤플라이즈(일본), 샤흐다리 고르간(이란), 펠리타 자야(인도네시아)와 같은 B조에 편성됐다. 처음엔 펠리타 자야 정도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유명 귀화선수 저스틴 브라운리가 펠리타 자야에서 아시아 쿼터로 뛰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국적의 필리핀 귀화선수인 브라운리는 '필리핀 마이클 조던'이라 불리는 '괴물'같은 선수다. 작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필리핀이 우승 후보 중국, 요르단을 물리치고 61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일등공신이었다. 그동안 필리핀에 전지훈련을 갔던 국내 팀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경기력을 목격하고 혀를 내둘렀던 공포의 대상이다. 결국 KCC는 전략을 수정했다고 한다. '20점차 이상 대패는 당하지 말자.'

두바이에 도착해서도 걱정이다.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이 농후한데, 일찍 집에 오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조별리그가 끝나면 13일, 17일로 예정된 귀국 항공편을 변경해주느냐고 FIBA에 문의했더니 '혹시 비행기 빈 자리가 나오면 몰라도…'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졸지에 별 하는 일 없이 남의 4강 토너먼트나 구경하는 처지가 될지 모른다. 한국→두바이 탑승권도 제때 보내주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출국 전날인 6일이 돼서야 간신히 보내 줄 정도로 주최측의 대회 준비가 부실했던 터라 조기 귀국도 기대못하는 KCC다. KCC 관계자는 "정규 5위에서 최초의 챔피언 등극도 했는데…, 혹시 모른다. 4강 토너먼트까지 올라가서 대회 일정 다 채우고 예정대로 귀국하면 금상첨화"라며 '희망고문'을 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