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충격적인 일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차근차근 따져보면 예정된 결말이라고 볼 수 있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손흥민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천재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이 유로2024에 나가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조기 탈락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의 외면을 받은 것이다. 지난 시즌 중반 이후 부상으로 폼이 불안정해진 결과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다수의 매체들은 6일(한국시각) '매디슨이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제외돼 훈련장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아직 최종 명단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가장 먼저 탈락한 것이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유로2024 대표팀 선발을 위해 1차로 33명의 선수를 소집했다. 훈련과 평가전을 거치면서 선수들을 추려 최종 26명의 명단을 작성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표팀 훈련을 진행하며 지난 4일과 8일에 평가전 일정도 만들었다.
지난 4일에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러 3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8일에는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아이슬란드와 최종 평가전을 갖게 된다. 이 경기 후 최종 26명의 명단이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4일 친선경기 이후 매디슨이 가장 먼저 짐을 싸고 훈련장을 떠났다. 자신이 최종 명단에 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1호 탈락자의 불명예를 뒤집어 쓰고 말았다. 매디슨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16분에 교체로 들어갔지만 별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누구보다 자기 스스로 이 상태로는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한 듯 하다.
한때 'EPL 최정상급 플레이메이커'로 평가받았던 매디슨은 현재 폼이 완전치 못한 상태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레스터 시티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매디슨은 시즌 초반에는 손흥민과 호흡을 맞추며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토트넘이 무패행진으로 리그 1위까지 올라갔던 첫 9라운드 동안 무려 3골-5도움을 기록했다. 8월에는 2023~2024시즌 EPL 1호 '이달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만약 이 당시의 폼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졌다면 매디슨은 대표팀에서도 여전히 살아남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매디슨의 절정 폼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첼시와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입은 것이 치명타였다. 이후 2개월 넘게 재활하다 겨우 복귀했지만, 폼이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결국 시즌 초반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고, 믿었던 플레이메이커가 사라진 토트넘의 성적 역시 5위로 추락해버렸다.
결과적으로 토트넘에서의 영광과 좌절이 매디슨의 잉글랜드 대표팀 예비엔트리 발탁과 조기 탈락의 예고편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매디슨 포지션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에베레치 에제, 콜 팔머, 잭 그릴리쉬 등이 포진돼 있다. 모두 플레이메이킹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서로 베스트 컨디션이라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 매디슨의 폼이 현재 가장 떨어진다. 시즌 중 부상 여파가 아직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