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11연승, 15경기(11승4무) 연속 무패. '괴물투수' 사사키 로키의 소속팀 지바 롯데 마린즈는 지난주까지 일본프로야구 양 리그, 12개팀 중 가장 무서운 팀이었다. 5월 14일 오릭스 버팔로즈전부터 6월 1일 한신 타이거즈전까지, '지바 롯데=불패' 공식이 작동됐다. 5월 29~30일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인터리그(교류전) 원정경기에선 이틀 연속 9회초 동점을 만들고, 연장 12회 무승부를 기록했다. 5월 31일과 6월 1일, 한신 타이거즈를 상대로 이틀 연속 연장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4경기 연속 연장전 무패. 무엇을 해도 결과가 나와있는 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15경기, 54득점-31실점. 경기당 평균 3.60점을 뽑고, 2.06점을 내줬다.
긴 연승 뒤에 갑자기 침체에 빠질 때가 있다. 연승 뒤를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지바 롯데는 15경기 연속 무패 기간에 6차례 연장전을 치렀다.
지난 2일 한신에 0대1 영봉패. 연승이 '11경기'에서 끝났다. 한신 우완 선발 사이키 히로토가 지바 롯데를 상대로 9이닝 6안타 무4사구 완봉승을 거뒀다.
4일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전.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15경기에서 31실점을 기록했는데 무려 18점을 내줬다.
1회말 2사 1,2루. 요미우리 5번 사카모토 하야토와 6번 다테오카 소이치로가 연속 적시타를 터트렸다. 요미우리가 2점을 앞서갔다.
지바 롯데는 3회초 2점을 뽑았다. 2-2를 만들었다. 1사 2,3루에서 4번 그레고리 폴랑코가 희생타, 5번 사토 도시야가 적시 2루타를 쳤다. 어렵지 않게 따라가 어깨를 맞췄다.
그러나 이후 경기는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3회말 지바 롯데에 대참사가 벌어졌다. 2번-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요미우리 선두타자 엘리어 에르난데스가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2번 에르난데스부터 3,4,5,6,7,8,9번을 거쳐 1번 마루 요시히로까지 9명의 타자가 연속 안타를 터트렸다. 장타 1개 없이 단타 9개를 쏟아내 7점을 뽑았다. 9-2.
지바 롯데 좌완 선발 오지마가 던지는 모든 공이 맞아나갔다.
타자 일순해 맞은 에르난데스의 두 번째 타석. 요시이 마사토 감독이 움직였다. 오지마가 3회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교체됐다. 구원 등판한 우완 니호 아키라가 에르난데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해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요미우리 타선은 멈추지 않았다. 3번 요시카와 나오키가 내야안타로 나가 1사 만루. 4번 오카모토 가즈마가 좌전 적시타를 치고, 5번 사카모토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추가점을 올렸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6번 다테오카가 또 적시타를 쳤다. 13-2. 지바 롯데에 악몽 같은 3회말이었다.
9타자 연속 안타는 요미우리 구단 역사에서 두 번째고, 센트럴리그 타이기록이다. 또 1이닝 12안타는 요미우리 구단 최다 기록이다.
입단 6년차 우완 오지마는 2년 연속 개막전에 선발로 나간 에이스다. 앞선 9경기에서 4승을 올렸다. 팀 내 최다승이다. 그는 5월 5일 라쿠텐 이글스를 상대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올렸다. 그런데 올 시즌 가장 짧은 2이닝을 소화하고 12안타, 11실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1경기 최다 실점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오지마는 지난 2월 24일 오키나와 이토만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서 2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초 1~2번을 볼넷, 중전안타로 내보냈다. 무사 1,2루에서 3번 빅터 레이예스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처리했다. 이어 4번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2회는 삼자범퇴로 끝냈다.
요미우리 타선은 7회 2점, 8회 3점을 추가했다. 8회까지 총 23안타를 터트렸다. 요시카와, 오카모토, 다네오카는 각각 4안타를 몰아쳤다. 3안타(1홈런)를 때린 에르난데스는 요미우리 외국인 타자로는 최초로 데뷔전부터 7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그는 직전 경기 때도 3안타를 쳤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