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즈전. 모처럼 타선이 시원하게 터진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7대1 완승을 거두고 센트럴리그 1위로 올라갔다. 지난 4월 12일 히로시마 카프를 상대로 9점을 뽑은 후 1경기 최다득점을 했다. 요미우리 타선은 홈런 없이 14안타(2루타 2개)를 집중시켜 세이부 마운드를 무너트렸다.
0-0 동점이던 5회초 1사후 5안타를 때려 3점을 냈고, 3-0으로 앞선 7회초 1사후 2루타 2개를 포함해 4안타를 쳐 3점을 추가했다. 베테랑 선발투수 스가노 도모유키(35)는 7이닝 4안타 무실점 호투로 화답했다. 득점 지원이 그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줬을 것이다. 올 시즌 8경기에 출전해 패 없이 5승-평균자책점 1.20.
활력을 찾은 요미우리 타선의 중심에 새 외국인 타자 엘리어 에르난데스(29)가 있다. 2번-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안타를 때렸다. 1,3회 범타로 물러난 뒤 5.7.9회 득점 상황에서 안타를 터트렸다.
2-0으로 앞선 5회초 2사 1루에서 중전안타로 쳤다. 상대 우완투수 보 다카하기 던진 시속 131km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요미우리는 이어진 2사 1,2루에서 3번 요시카와 나오키가 중전 적시타를 쳐 1점을 냈다.
3-0으로 앞선 7회초 1사 2,3루. 상대 투수 폭투로 1점을 추가하고 이어진 1사 3루. 에르난데스의 방망이가 또 불을 뿜었다. 볼카운트 3B에서 시속 147km 바깥쪽 낮은 직구를 밀어쳐 우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5-0. 투수 폭투로 2루까지 나간 에르난데스는 요시카와의 적시타 때 홈에 들어왔다. 6-0.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타점을 추가했다. 1사 3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초구 바깥쪽 슬라이더를 걷어올렸다.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외국인 타자가 3안타를 터트려 더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뛰던 에르난데스는 5월 중순 요미우리에 합류했다. 퍼시픽리그와 인터리그(교류전) 시작과 함께 출전했다. 5월 28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부터 6월 2일 세이부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5월 30일 소프트뱅크전에서 3경기 만에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1-5로 뒤진 3회말 1사 1,2루에서 3점 홈런을 쳤다. 이 홈런으로 따라붙은 요미우리는 2점을 추가해 6대5 역전승을 거뒀다. 5월 31일 세이부와 주말 3연전 첫날엔 2루타를 포함해 2안타를 쳤다. 요미우리는 4대1로 이겼다.
6경기에서 24타수 9안타, 타율 3할7푼5리-1홈런-5타점-3득점.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7타수 4안타, 5할7푼1리를 기록했다. 출전 경기수가 적어 좀 더 지켜보고 평가해야겠지만,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아베 신노스케 감독은 "낯선 투수를 상대로 변화구 공략을 잘한다. 컨택트 능력이 좋다"고 칭찬했다.
올 시즌 9명이 요미우리 2번 타순에 들어갔다. 상위 타순이 고정되지 못했다. 1~2번이 약하다 보니 득점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고민을 에르난데스가 풀어줬다. 그는 6경기 중 5경기를 2번으로 나갔다.
요미우리는 지난주 퍼시픽리그 1위 소프트뱅크에 2승1패, 세이부에 2승1패, 2연속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6경기에서 4승2패. 인터리그 공동 2위다. 상승세의 중심에 새 외국인 외야수 에르난데스가 있었다.
올 시즌 요미우리는 사실상 외국인 타자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개막 직전에 외국인 타자가 자의로 팀을 이탈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78홈런'을 기록한 외야수 루그네드 오도어(30)가 개막 엔트리에서 빠지자 반발해 팀을 떠났다.
오도어는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다. 12경기에 나가 홈런-타점 없이 34타수 6안타, 타율 1할7푼6리에 그쳤다. 코칭스태프는 2군 리그에서 적응과정을 거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외국인 타자 덕을 못 봤다. 외야수 루이스 브린슨(30)이 88경기에 나가 타율 2할4푼8리-70안타-11홈런-35타점, 애덤 워커(33)가 57경기에서 2할6푼3리-31안타-6홈런-20타점을 기록했다. 둘이서 101안타-17홈런-55타점. 두 선수 모두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요미우리는 지난해 11월 워커를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그를 소프트뱅크로 보내고 다카하시 레이와 이즈미 게이스케, 두 투수를 받았다. 워커는 올 시즌 소프트뱅크에서 부진하다. 20경기에서 타율 1할6푼9리-11안타-1홈런-3타점을 기록했다. 4월 말 2군으로 내려가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에르난데스는 202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4경기에 출전했다. 홈런 없이 타율 1할8푼2리, 3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8리-8홈런-99타점-165안타를 올렸다. 어느 리그에서나 이전 경력은 참고자료일 뿐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