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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이란 건" 아픈 과거 고백으로 시작된 취임 일성…'감독의 무덤'에 던진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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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2등이라는 건 나 자신에게도 아픔이었다."

김경문(64)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의 첫 마디는 자신의 아픈 '과거'였다.

한화는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김경문 제 14대 감독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화는 하루 전인 2일 대구 삼성전을 마치고 김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 규모.

김경문 감독은 통산 1700경기에서 896승774패30무(승률 0.537)를 기록한 베테랑 사령탑. 단숨에 KT 이강철 감독을 제치고 10개 구단 최고참 감독이 됐다.

김 감독의 커리어는 확실하다. 김 감독이 쌓아올린 896승은 김응용(1554승) 김성근(1388승) 김인식(978승) 김재박(936승) 강병철(914승)에 이어 역대 감독 최다 승리 6위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두산 베어스 감독을 지냈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신생팀' NC 다이노스를 이끌었다.

두산에서 8시즌을 보내는 동안 6차례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고, 그중 3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NC에서는 정규리그 준우승 2회 등 모두 4차례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또한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 사령탑으로 9전 전승 금메달이라는 신화를 일궈내기도 했다.

'성적'과 '육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있지만, 김 감독에게는 '아픈 기억'이 있다. 한국시리즈 진출이 총 4차례 있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만년 2위'라는 이야기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2018년 6월 NC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약 6년 만에 돌아온 현장. 김 감독은 "현장을 떠나있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 잘했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 아쉬웠던 부분이 생각나더라. 2등이라는 것이 나 자신에게는 아픔이었다"고 운을 떼며 "한화 이글스와 함께, 팬들과 함께 우승을 꼭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1999년 이후 우승이 없다. 2008년 이후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한 차례에 불과하다. 올해 개막 10경기에서 8승2패로 역대급 출발을 했지만, 김 감독이 취임하는 현재는 8위까지 떨어져 있다.

'만년 하위권'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김 감독은 성장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좋은 젊은 선수들이 내야수 쪽에도 있고, 무엇보다 젊은 투수들이 좋다. 이 선수들이 발전하면 점점 강해지지 않을까 싶다. 팬들에게 탄탄한 야구를 보여주는 팀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부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분간은 고참 선수의 역할을 기대했다. 김 감독은 "앞으로는 조금 더 젊은 선수보다는 나이가 있는 선수들이 기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규시즌 경기가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다. 스태프들과 조금 더 이야기를 하면서 차근차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단에게는 팀워크를 강조했다. 김 감독은 "야구는 한 사람이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다. 팀워크가 필요하다. 팀이 어려울 때니 한 사람의 마음보다는 같이 모아서 한 경기 한 경기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믿음을 주기 시작한 선수에게는 전폭적으로 신뢰를 보여주면서 '뚝심 야구'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한화에서도 비슷한 색깔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 감독은 '뚝심 야구' 이야기에 "그건 변치 않으려고 한다. 88경기가 남았다. 선수를 믿으려고 한다. 조금 더 기회를 많이 주고 믿고 기다리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이어왔던 '뛰는 야구' 역시 한화에서도 이어갈 계획. 김 감독은 "어제 들으니 (성공률이) 꼴찌다. 점수를 내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빠른 선수들이 있다면 그 팀이 강하다고 본다.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 변화는 크게 없을 전망이다. 김 감독은 "이번에 스태프가 선수들과 가깝게 있었다, 시즌 중반으로 향하고 있는데 선수들에게 동요를 일으키기 싫었다. 스태프와 마음을 모아서 나머지 경기를 잘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화에서 '우승' 꿈을 이야기한 김 감독은 올 시즌부터 한 단계씩 오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지금 순위가 밑에 있는데 올해는 5할을 맞추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포스트시즌에 초점에 맞추고, 그 다음에 성적이 올라가면 그 다음 생각을 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