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영 황금세대' 황선우(강원특별자치도청) 이주호(서귀포시청), 이호준(제주시청)이 파리올림픽을 앞둔 마지막 실전 모의고사에서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다.
황선우와 이호준은 3일(한국시각)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2024 마레 노스트럼 3차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황선우가 1분46초23으로 우승, 전날 남자 자유형 100m 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고, '한솥밥' 이호준은 1분46초63으로 2위에 올랐다. 전날 자유형 400m에서 1위 김우민(강원특별자치도청)과 2위 이호준이 함께 시상대에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대한민국 프리스타일러의 힘을 보여줬다.
이날 몬테카를로 수영장엔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수질 문제로 인해 필터를 바꾸기 위해 1시간30분간 경기가 지연됐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뿌연 수질 탓에 선수들이 턴 동작시 시야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 2월 도하세계선수권에서 1분44초75로 우승한 황선우의 이 종목 한국신기록은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당시 세운 1분44초40. 전날 100m에서 대회신을 세운 황선우의 기록도 2초 가까이 늦어졌다. 황선우는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수영장 필터 문제로 수질이 탁해서 시야 확보가 안 되는 악조건에서도 최선을 다했고, 호준이형과 나란히 시상대에 올라 기쁘다"면서 "이 정도면 올림픽을 앞두고 모의고사를 잘 치른 듯싶다, 남은 기간 준비 잘해서 계영 800m도 팀원들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은메달 2개를 획득한 이호준도 "기록적인 면은 분명 아쉽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앞으로 개선하고 보완할 점을 많이 느꼈다"면서 "경기장에서 예상치 못한 여러 변수를 겪은 것 역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와 아쉬움이 교차한 레이스였다. 이날 자유형 200m 경기는 한국 대표팀의 단체전 영자가 결정되는 운명의 한판승부였다. 파리올림픽 남자계영 800m '4번째 전용 영자'를 가릴 마지막 시험대. 예선 1위(1분47초51)로 결선에 오른 양재훈이 4번 레인, 황선우와 이호준 사이에서 역영했다. '46초대 입성' 결의를 표명하듯, '400m 금메달리스트' 김우민의 이름이 새겨진 수모를 쓰고 레이스에 임했다. 그러나 자유형 50m, 접영 100m 한국신기록을 보유했던 '단거리 강자' 양재훈은 100m까지 2위, 150m까지 3위를 달렸지만 마지막 50m에서 28초37로 처지며 1분48초10, 5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1분45~46초대' 제4영자 찾기는 결국 불발됐다. 파리에서 단체전 사상 첫 메달을 노리는 한국수영은 '44~46초대'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과 함께 뛸 '45~46초대' 최후의 1명이 절실했다. 3월 자유형 200m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해당 기록을 찍은 선수가 나오지 않았고, 경기력향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선발전 4~6위' 김영현(안양시청) 이유연(고양시청) 양재훈이 지난 두달간 무한경쟁에 돌입, 이번 대회 기록경쟁에 나섰지만 양재훈, 이유연이 김영현의 선발전 4위 기록(1분47초37)을 넘지 못하면서 대한수영연맹의 원칙대로 3월 선발전 결과에 의거, 김영현의 선발이 확정됐다. 두 달 이상의 기다림 끝에 파리행을 확정 지은 '2004년생 막내' 김영현은 "아직 실감이 안나지만, 올림픽은 모든 선수에게 꿈의 무대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남은 기간 나만의 수영에 집중해 내 페이스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한편 '95년생 배영 간판' 이주호는 수질 문제에도 굴하지 않고 주종목 배영 200m에서 1분56초40로 우승했다. 자신의 한국기록(1분56초05)과 불과 0.35초 차 호기록으로 경기를 마친 이주호는 황선우, 김우민과 함께 2-3차 대회 출전한 전종목 입상의 성과를 거뒀다. 이주호는 "호주에 이어 이번 유럽 전지 훈련을 통해 어떤 전략으로 레이스를 운영하면 좋을지 계속 시도해왔다"라며 "남은 두 달 동안 이를 잘 다듬어서 최고의 페이스로 꿈의 무대에서 꿈의 역영을 하고 싶다"는 단단한 각오를 밝혔다. 2024 마레 노스트럼 2차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3차 모나코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를 획득한 경영대표팀은 보름간의 유럽 전지훈련, 실전 도전을 마치고 4일 귀국, 곧바로 진천선수촌에 복귀해 올림픽 막바지 훈련에 돌입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