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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장 미국에 괜히 갔나...' 위기의 '잠실 예수' 149km 찍고 또 QS. 염갈량이 원한 '느리게 느리게 빠르게'까지. 교체 없던 일로?[SC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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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이 괜히 미국으로 간 것이 아닐까.

너무 부진해 교체를 해야할 것 같았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잘 던진다. LG의 6년차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켈리는 1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서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4안타 무4사구 3탈삼진 2실점(비자책)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4-2로 앞선 7회말 교체돼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7회말 4-5로 역전당하며 승리가 날아갔다.

켈리는 12경기서 2승6패를 유지했지만 평균자책점은 5.60에서 5.11로 대폭 낮아졌다.

1회말에 첫 실점이자 마지막 실점을 했다. 선두 헨리 라모스에게 볼 3개를 연거푸 던진 뒤 146㎞의 몸쪽 직구를 던진 것이 우측의 2루타가 됐다. 이어 2번 정수빈의 희생번트 대 공을 잡은 켈리가 1루로 던진 게 악송구가 돼 라모스가 홈까지 들어와 0-1이 됐다. 정수빈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고, 3번 양의지의 중견수 플라이 때 정수빈이 3루까지. 그리고 4번 김재환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맞아 1점을 더 줬다.

이내 안정을 찾았다. 2회와 3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켈리는 2-2 동점인 4회말엔 선두 양의지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3명의 타자를 모두 외야 플라이로 잡았다. 5회말도 삼자범퇴로 끝낸 켈리는 6회말 라모스와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2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김재환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뺏은 데 이어 5번 강승호도 2S에서 4구째 147㎞의 바깥쪽 직구로 루킹 삼진을 뺏었다. 포수 박동원이 몸쪽 높은 쪽으로 미트를 대고 있었는데 공은 바깥쪽으로 향해 박동원이 미트를 내리면서 잡아 볼인 듯했지만 ABS의 스트라이크존 모서리를 통과했다.

켈리는 4월 12일 잠실 두산전서 승리투수가 된 이후 5연패에 빠졌다. 투구 내용도 좋지 않았다. 5연패한 4월 18일 잠실 롯데전부터 5월 21일 대전 한화전까지 6경기에서 켈리는 31⅔이닝 동안 50안타에 7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31실점(28자책)을 해 평균자책점이 7.96점이나 됐다.

그런데 LG 염경엽 감독이 외국인 투수를 1명은 교체하겠다고 한 이후 극적으로 달라졌다. 5월 26일 잠실 NC전서 6이닝 5안타 무4사구 1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로 승리투수가 됐고, 이날 경기까지 호투를 이었다.

켈리는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이 149㎞까지 찍었다. 그런데 총 86개를 던졌는데 직구는 33개 뿐이었다. 커브(25개), 커터(10개), 체인지업(7개), 스플리터(6개), 싱커(5개)를 섞었다. 예전보다 변화구를 많이 섞는 것이 보였다. 특히 중심타자를 상대로는 변화구 위주에 직구를 섞는 방식으로 승부를 펼치며 범타를 유도했다.

또다른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도 지난 5월 28일 인천 SSG전서 6이닝 4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올리며 시즌 5승째를 올렸다. 마침 이날이 차 단장이 영입 후보군을 추려 미국으로 떠난 날이다.

염 감독은 외국인 선수 교체를 구단에 요청을 하면서도 "가장 최선은 둘 다 계속 던지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켈리가 살아나는 가운데 엔스까지 좋은 피칭을 이어간다면 차 단장이 기쁜 마음으로 빈손으로 돌아올 수도 있을 듯 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