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김진성 선배님 얘기를 좀 하고 싶은데요."
지난 31일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전서 5⅓이닝 1실점의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LG 트윈스 손주영이 경기후 인터뷰를 마치려 하자 먼저 말을 꺼냈다. 김진성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날 경기에서 4-1로 앞선 6회말 1사 1,2루의 위기에서 손주영 다음으로 올라온 김진성이 양석환과 강승호를 범타처리해 실점을 막은 것을 두고 고마움을 표시하려나 했다.
아니었다.
손주영은 "김진성 선배님께서 항상 좋은 기를 주신다. 좋은 기를 주신게 4경기 째인데 3승을 했다"라고 말했다. 손주영은 최근 4경기서 3승1패를 기록 중. 지난 5월 11일 부산 롯데전서 6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19일 수원 KT 위즈전서 5이닝 6안타(1홈런)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리고 25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서 5이닝 7안타 2실점으로 승리, 31일 두산전 승리를 거뒀다.
손주영의 말에 취재진의 귀가 쫑끗. "어떻게 기를 준다는 건가" "기도를 하는가 "경기 전에 하는 건가" "의식 같은 건가" 라며 취재진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손주영은 "자세하게 말씀 드리긴 곤란하다"면서 "말도 해주시고 행동도 해주신다"라고 했다.
1패를 한 것도 천기누설을 했기 때문이라고. 손주영은 "KT전 때 3회까지 너무 좋아서 선배님께 '대박입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선배님이 기빠진다고 그런 말 하면 안된다고 하셨다. 그런데 진짜 그 뒤에 털렸다"라며 아쉬워했다.
KT전 당시 손주영은 3회까지 안타나 볼넷없이 퍼펙트로 막았다. 3-0의 리드를 하고 있어 승리 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그런데 4회말에 강백호에게 솔로포를 맞았고, 5회말에 볼넷 2개와 안타 2개로 1점만 내주고 간신히 막았다. 6회말에도 등판했다가 3연속 안타를 맞고 교체됐고, 이후 불펜이 무너지며 팀이 역전패했다. 그 이후엔 경기중엔 조용히 있는다고.
계속 취재진이 묻자 손주영은 "자세하게 말씀드리긴 곤란하다"고 거듭 말하고는 "선배님께서 포크볼도 가르쳐 주시고 항상 도와주시는데 말씀 드릴 기회가 없어서 지금이라도 감사드린다고 말한다"라고 했다.
지금 김진성의 기를 받는 투수가 손주영 뿐이냐고 묻자 "지금은 그런 것 같다"고.
곧 김진성에게 기를 받고 효험을 본 투수가 있으니 앞으로 김진성에게 기를 받으려는 투수들이 더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