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자신이 자초한 무사 1,2루의 위기, 선배에게 뒤를 맡긴 채 마운드를 내려온 LG 손주영이 무슨일이 있었냐는 듯 그 위기를 아무렇지 않게 막아낸 베테랑 선배 김진성을 존경의 눈빛으로 맞이했다.
LG의 좌완 영건 손주영이 두산을 상대로 시즌 4승째를 거뒀다. 손주영은 3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5⅓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손주영은 5회까지 단 1피안타만을 허용하며 완벽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으나 6회말 라모스와 정수빈에 연속안타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손주영이 후속타자 양의지를 1루수 플라이로 잡아내 한숨을 돌리자 김경태 투수코치가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마운드에 오른 김 코치와 박동원이 손주영의 손에서 공을 넘겨받으며 수고했다는 인사를 건넸고 손주영은 희미한 미소와 함께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3루 관중석의 LG 팬들은 마운드를 내려가는 손주영의 이름을 연호했다.
손주영에 이어 김진성이 마운드에 올랐다. 5대1로 리드하고 있던 LG로선 더 이상의 실점이 없어야만 했다.
1사 1,2루 위기 속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은 양석환을 삼진, 강승호를 1루 뜬공으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이닝을 막았다. 김진성이 언제나 그랬듯 수호신다운 투구로 위기 상황을 정리했다. 김진성은 6회에 이어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1⅔이닝 동안 5타자를 상대로 피안타 없이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 홀드를 기록했다. 1사 2,3루의 위기를 끝낸 LG 선수들을 더그아웃의 동료들이 맞이했다. 손주영은 김현종과 함께 더그아웃 입구 앞으로 나와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김진성을 바라보는 손주영의 눈빛에선 고마움이 느껴졌다.
경기는 6대3, LG의 승리로 끝이 났다. 시즌 4승째를 거둔 손주영의 옆에는 승리를 합작한 김진성이 있었다. 김진성과 함께 선 손주영은 고마움을 전하듯 그의 어깨를 두 손으로 쓰다듬었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경기를 끝낸 동료들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