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마이애미 말린스가 고우석을 방출대기조치(DFA·designated for assignment)하자 현지 매체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마이애미는 31일(이하 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웨이버 공시된 우완 숀 앤더슨을 오늘 현금을 주고 영입한 뒤 트리플A 잭슨빌로 내려보냈다. 그리고 우완 고우석을 방출대기 조치했다"고 밝혔다.
고우석을 메이저리그로 불러 올릴 생각이 없어 내보내거나 마이너리그 선수로 신분을 바꾸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고우석을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빼고 텍사스에서 방출된 앤더슨을 이날 영입해 대신 채워 넣은 것이다.
고우석은 잭슨빌 소속으로 7경기에 등판해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3.00을 마크했다. 9이닝을 던져 9안타와 2볼넷, 1사구를 허용하고 삼진 3개를 잡아내며 3실점했다. WHIP는 1.22, 피안타율은 0.273. 최근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안정세를 보여 빅리그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살짝 일었지만, 마이애미 구단의 판단은 전혀 달랐다.
현지 매체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스카우팅리프트에 따르면 고우석은 KBO에서 최고 98마일의 직구를 뿌렸지만, 샌디에이고 스프링트레이닝에서는 92~94마일, 최고 95마일에도 미치지 못한 직구 스피드를 나타냈다'며 '샌디에이고는 당초 고우석을 경기 후반 불펜 후보로 기대했지만, 대신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고 이후 트레이드로 내보냈는데 이는 고우석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고우석이 시범경기에서 5이닝 동안 11안타 3볼넷을 내주고 평균자책점 12.60, 피안타율 0.393을 기록하자 '함량 미달' 판단을 내리고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낸 뒤 트레이드했다는 뜻이다.
샌디에이고 구단 팬 매체 '프리아스 온 베이스(friars on base)'도 이날 고우석의 방출대기 소식을 전하며 '파드리스가 지난 겨울 영입한 선수들 중 하나가 고우석이었다. 작년 KBO에서 톱 릴리버로 활약한 그는 2년 450만달러, 2026년 상호옵션(mutual option)의 조건으로 계약했다'면서 '그러나 파드리스는 그들이 실수했다는 것을 즉시 알아차린 듯(as if the Padres knew immediately that they'd made a mistake), 시즌 초반 루이스 아라에즈를 데려오는 트레이드 패키지에 고우석을 포함시켰다'고 했다.
이어 매체는 '샌디에이고 구단이 고우석을 시즌 개막을 앞두고 더블A로 보낸 것은 개선해야 할 것이 광범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 그는 그곳에서 12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4.38을 올렸다. 하지만 (마이애미로)이적한 지 한 달도 안돼 세 번째 구단을 탐색해야 하는 처지'라고 전했다.
이어 '고우석은 다른 구단에서 세 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겠지만, 지금의 계약 조건을 부담하고 싶은 구단이 없다면 그는 웨이버 공시도 통과하고 FA를 통해 새 구단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마이애미 구단은 앞으로 5일 동안 고우석을 놓고 트레이드 협상을 진행하겠지만, 보장액 450만달러를 고스란히 건네받을 구단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드가 이뤄지지 않으면, 웨이비 공시를 통한 이적인데 이조차도 고우석을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쉽지 않다. 결국 마지막 단계로 고우석은 마이애미 산하 트리플A에 잔류하기보다 방출을 요청해 FA가 되는 길을 선택할 것이라는 게 이 매체의 예상이다.
그렇다면 450만달러(약 62억원) 계약을 그대로 포기하고, 새로운 구단과의 새 계약을 찾아 나선다는 얘기가 된다. 고우석의 목표가 메이저리그 마운드라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물론 지난 2월 원소속팀 LG 트윈스의 임의탈퇴 형식으로 미국에 진출했기 때문에 올해 안에 KBO 복귀는 불가능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