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가 '배신적 행위'라는 표현에 대해 해명했다.
31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프렌스센터에서는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와 관련해 민 대표의 2차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민 대표는 "이번에는 그래도 다행히 승소하고 인사드리게 되어서 좀 가벼운 마음"이라며 전보다 한층 밝아진 표정으로 입장을 전했다.
이날 민 대표는 하이브와의 분쟁 속에 자신을 응원해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뉴진스의 팬클럽 '버니즈'를 언급하며 "여러분들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열린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는 민희진 대표의 유임이 확정됐다. 당초 하이브는 임시주총에서 민 대표를 해임할 계획이었으나 전날 법원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인용으로 인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고, 이에 민 대표는 극적으로 유임에 성공했다.
다만 이번 가처분 인용 결정은 민 대표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민 대표 측은 임시주총 전 하이브의 사내이사 교체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민 대표의 법률대리 법무법인 세종 측은 "하이브가 가처분 결정에 반하여 민희진 대표를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직위에서 배제하려는 조치를 취한다면 이는 주주 간 계약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일이 된다"며 "아울러 민희진 대표에게 이사 해임의 사유가 없는 이상 민희진 대표 측 사내이사 두 명에게도 이사 해임의 사유가 없으므로, 하이브가 위 이사들을 해임할 경우 이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고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하이브는 임시주총에서 민 대표 측인 어도어 사내이사 신 모 부대표와 김 모 이사의 해임을 강행했다. 새 사내이사로는 하이브가 추천한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선임됐다.
이와 관련해 민 대표 측 변호사는 "하이브 쪽 이사들이 대거 선임됐기 때문에 곧 이사회가 소집될 여지가 있다. 왜냐면 어도어 이사회는 각 이사들이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그래서 하이브 측 이사들이 소집할 수 있고, 그때 민 대표의 대표이사 해임의 건을 올릴 가능성도 있겠다고는 생각하지만 오늘 선임된 이사님들이 그렇게 통지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도어가 그런 이사회를 개최하면 우린 고민이 된다. 이사회를 개최하지 말라는 가처분을 또 해서 힘들게 해야 되는가 생각하는데 우리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어쨌든 주주 간 계약을 지키라는 게 법원의 판결이다. 왜냐면 해임 사유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사들로 하여금 민 대표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하이브가 적절한 조치를 해야하지 않나라는 말씀을 이 자리를 빌려서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하이브가 주장하는 해임 사유나 사임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민 대표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민 대표가 어도어의 독립을 모색한 건 분명하지만, 실행단계로 나아간 건 아니어서 '배신'적 행위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가 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 측은 "법원이 이번 결정에서 '민희진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하여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팔게 만듦으로써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던 것은 분명하다'고 명시한 만큼, 추후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후속 절차에 나설 계획"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민 대표 측 변호사는 "'배신'이라는 단어를 많이들 언급하는데 판결문 읽어보면 알겠지만 법원 결정문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게 아니었다. 법령이나 정관 위배 행위, 회사에 손해를 끼친 행위가 없었다는 데 주요 포인트가 있다. 하이브의 입장이 그러하다 보니까 포인트를 잘못 잡은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이 모색한 걸 인정했다는 부분은 주로 카톡 내용을 보고 판단한 거 같다. 그건 일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민 대표님이 괴로우니까 여러 가지 생각을 했던 거다. 그런 카톡 내용을 보고 법원이 인정한 것도 아니다. 모색한 걸로 보인다고 하고 그게 배신적 행위가 될 수도 있지만 결국 정관 위배 행위나 손해 끼친 행위는 없었다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민 대표도 "이 싸움이 말장난의 싸움이 되는 게 싫었다. 변호사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판결문을 잘 읽어보면 그 워딩(배신)이 그렇게 중요한 워딩으로 사용된 게 아니라 그 뒤에 판결을 위한 판결의 내용에 상대가 주장하는 내용을 배척하기 위한 내용으로 쓰인 거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 배신이라는 표현은 신의가 깨졌다는 거 아니냐. 신의는 한 사람만으로 깨질 수는 없는 일이다. 쌍방으로 깨지는 일이다. 굉장히 감정적인 단어다. 배신이라는 표현과 배임이라는 법률적, 경영적인 판단에는 사실 인과관계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친목을 위해 다니는 집단이 아니고 경영인은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기간 내에 어느 정도 수익을 냈고 회사에 어떤 이익을 줬느냐가 실제로 배신감을 들게 하느냐 아니냐에 더 척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실 내가 어도어로 2년 동안 이룬 성과는 톱 보이밴드들이 5~7년 만에 내는 성과이다. 난 걸그룹으로 2년 만에 냈다.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에게 배신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을까. 그게 굉장히 의아하고 이런 감정적인 단어는 의리 집단에서나 활용되는 내용이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하고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내야 하는 주식회사에서 쓰여야 되는 단어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민 대표는 "난 경영인으로서 보여야 하는 자세는 숫자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숫자가 나오지 않으면 경영인으로 질타를 받아야 하는 거다. 감정적으로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게 용인되기 어려워야 하는 게 맞다"며 "이성적인 관점, 냉정한 관점에서 이런 사안을 봐야지 어느 때는 감정을 적용했다가 어느 때는 이성의 잣대를 들이대고 그렇게 아전인수격으로 상황을 바꿔서 말하는 것들은 다 말장난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무슨 일이든 본질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 대표는 이날 "나의 확실한 목표는 뉴진스와 내가 계획했던 계획들을 굉장히 성실하고 문제없이 잘 이행했으면 좋겠다는 거다"라며 "사실 하이브에서도 내 이야기를 듣고 있지 않냐. 어떤 타협점이 잘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이 분쟁이라는 게 솔직히 지금 싸우면서도 누굴 위한 분쟁인 건지 잘 모르겠고 뭘 얻기 위한 분쟁인 건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대의적으로 어떤 게 더 실익인 건지에 대해 생각해서 모두가 다 좋은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식회사라는 건 한 사람만의 회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굉장히 여러 주주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또 하나의 사업적인 비전을 위해서 다 같이 가는 조직이 되어야 하는 건데 내가 어도어를 위해서 이렇게 헌신하고 열심히 일했는데 이런 부분이 하이브에 굉장히 큰 기여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고 법원에서도 당연히 이건 어도어에 대한 배임이 아니라고 얘기가 된 상황"이라며 "이런 부분이 건설적으로 건강하게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정적인 부분은 다 내려놓고 모두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그게 경영자 마인드고 그게 인간적으로도 도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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