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결국 전북 현대의 선택은 김두현 감독(42)이었다. 전북 구단은 27일 '제8대 사령탑으로 김두현 전 수석코치를 낙점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길고 긴 '사가'였다. 전북은 지난달 6일 단 페트레스쿠 감독(루마니아 출신)과 전격 결별했다. 제주와의 5라운드에서 0대2로 패한 후 전북이 경질 카드를 만지작 거렸고, 페트레스쿠 감독이 먼저 자진 사퇴 의사를 드러냈다. 갑작스러운 사퇴에, 전북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박원재 대행 체제로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예상 외로 대행 체제가 길어졌다. 사실 전북의 선택은 일찌감치 김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김상식 감독 사퇴 후 감독 대행으로 나서 빠르게 팀을 수습한 경험이 있다. 당시 9경기에서 6승2무1패를 거뒀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돋보였다. 다양한 전술을 앞세워, 그간 전북과는 다른, 세밀한 플레이를 만들어냈다. 선수들의 장점을 끌어내며, 경기력을 극대화시켰다. 전북 구단은 이런 김 감독의 전술가적 면모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모기업의 재가를 받는데 시간이 걸렸다. 모기업에서는 전북이 최근 계속된 성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한 원인 분석이 먼저라는 입장이었다. 몇 번이고 보고서를 반려시킬 정도였다. 전북은 원인 분석 작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팀을 이끌 감독을 고민했고, 결국 결론은 김두현이었다. 경험 부족으로 난색을 표하던 모기업을 설득하며, 김두현 카드를 관철시켰다. 전북은 "구단의 경영철학과 중장기적인 방향성을 다시 되짚어보고 이에 가장 부합하는 신임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신중한 검토 과정을 거쳤다. 이로 인해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 됐다"며 "10여 년 이상 K리그의 패권을 쥔 후 최근 하향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팀에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하고, 이전과는 다른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북은 김 감독이 빠르게 팀을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북 내부 사정을 잘 아는데다, 일찌감치 준비와 구상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최종 결정까지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그 사이 김 감독은 전북을 분석하고, 해법을 찾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데뷔전인 29일 강원FC전까지 촉박하지만, 주전급 선수들 중 많은 선수들이 김 감독의 축구를 잘 알고 있는만큼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김 감독은 28일 선수들과 상견례를 갖고 곧바로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전북이 부침을 이겨내고 재도약을 해야 하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함과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구단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믿음에 결과로 증명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아 전북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