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KBO리그 역대 첫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23)를 향해 쏟아지는 양국의 관심이 엄청나다.
SSG 랜더스가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부상으로 인해 대체 선수로 영입한 시라카와는 지난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한국 입국 후 첫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아직 비자 발급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식 등록은 아니었지만, 간단한 연습 투구로 몸을 풀고 홈구장 분위기와 상태를 체크했다. 함께할 SSG 팀 동료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KBO리그가 외국인 선수 부상시에 대체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한 후 첫 케이스. 하지만 그 외에도 KBO리그에서 본적 없는 희귀한 유형의 외국인 선수다.
2011년 카도쿠라 켄(삼성) 이후 13년만의 일본인 선수이기도 하지만, 그는 프로 경력이 없는 독립리그 출신 선수다. 나이도 23세에 불과하다. 고교 졸업 후 일본프로야구(NPB) 드래프트 지명에 실패한 후 줄곧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다. 다만 일본에서는 사회인야구 팀이나 독립리그 팀에서 뛰다가 NPB 구단에 입단하는 사례도 상당히 많다. 최근 한국에서도 점점 늘어나고 있듯이, 야구를 계속하며 실력을 가다듬어 다시 프로의 문을 두드리는 게 시라카와처럼 젊은 선수들의 목표다. 그가 뛰던 도쿠시마 인디고삭스는 11년 연속 NPB 지명 선수를 배출했고, 지난해 드래프트에서는 무려 6명이 프로행에 성공했다.
시라카와가 SSG 대체 선수로 한국에 간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일본 언론에서도 기사가 쏟아졌다. 독립리그 선수가 한국 프로 무대에 간다는 자체로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도쿠시마의 '에이스'였던 시라카와는 SSG와의 계약 후 도쿠시마에서의 마지막 등판에서 중간 계투로 등판해 2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삼진 3개를 잡아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다. 독립리그에서 빠른공과 까다로운 템포로 탈삼진을 많이 잡아내는 유형의 투수였다.
비자 발급이 순조롭게 처리된다면, 이번 주말 고척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3연전 중 선발 등판이 가능할 수 있다. 한국에 오기 직전까지 실전 투구를 해왔기 때문에 몸 상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시라카와는 랜더스필드 첫 불펜 투구를 하면서 마운드 상태, 공인구 차이, 발 디딤판 위치 등을 엄청나게 꼼꼼하게 체크했다는 후문이다. 구단 관계자는 "이렇게 첫날부터 디테일하게 점검하는 선수는 처음 본다"고 했다.
또 자신만의 루틴이 워낙 확실한데, 이 역시 첫날부터 철저하게 지키면서 독립리그 출신 선수지만 프로다운 자세를 보여줬다.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않았지만, 만약 시라카와가 KBO리그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다면 정식 계약으로 전환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아직 구단이나 시라카와가 구체적인 의사를 밝힌 것은 없다. 하지만 규정상 대체 선수가 정식 외국인 선수 엔트리로 교체될 수 있고, 이는 선수의 성적과 상호 협의에 달렸다.
시라카와의 개인 목표가 NPB 구단 지명이지만, 한국은 확실한 기회의 땅이다. 해외 리그라 하더라도 독립 리그보다 훨씬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라카와가 좋은 성적을 낸다면 SSG 구단도 선수도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다.
물론 어느정도의 성과가 나온 이후의 일이다. 시라카와가 성공을 거둔다면 타 구단들도 일본 독립리그 등으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고,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또다시 미국쪽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많은 것이 달려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