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메달 색깔 가늠해볼까.'
한국 배드민턴이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에 나선다. 김학균 감독이 이끄는 배드민턴대표팀은 28일부터 6월 9일까지 싱가포르오픈과 인도네시아오픈에 연달아 출전한다. 한국은 이번에 여자단식 안세영(삼성생명), 남자복식 서승재-강민혁(이상 삼성생명), 여자복식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 혼합복식 서승재-채유정(인천국제공항)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을 내세운다. 부상 회복 중인 김가은(삼성생명)만 제외됐을 뿐, 모두 올림픽 출전 멤버다.
'미리보는 올림픽'처럼 엔트리를 짠 이유가 있다. 파리올림픽 이전 마지막 국제대회인 싱가포르·인도네시아오픈은 올림픽 시드 배정을 위한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진다. 랭킹 포인트를 최대한 추가해야 유리한 시드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세계 톱랭커들이(단식 15위 이내, 복식 10위 이내)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하는 데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상위급(싱가포르오픈 슈퍼750, 인도네시아오픈 슈퍼1000) 대회여서 올림픽에서 만날 쟁쟁한 경쟁자들이 대거 출전한다. 실전을 통해 경기력을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리허설인 셈이다.
뭐니 뭐니 해도 최대 관심사는 세계 1위이자 올림픽 금메달 후보 안세영의 부상 후유증 극복이다. 안세영은 올 들어서도 각종 부상으로 험난한 여정을 했다. 올해 1월 말레이시아오픈에서 부상 복귀 후 첫 우승을 했다가 이어진 인도오픈 8강전서 허벅지 근육 부상이 겹쳐 기권한 것을 시작으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다. 3월 프랑스오픈 우승→전영오픈 체력 난조 준결승 패배→4월 아시아개인선수권 8강 탈락에 이어 지난 5일 폐막한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에선 8강전 이후 아예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여자대표팀은 인도네시아에 패해 최종 3위로 마감했다.
종전까지 경기력 난조 원인은 작년 항저우아시안게임때 얻은 오른 무릎 슬개건 파열 부상을 재활하는 과정에서 다른 부위의 근육에 무리가 생겼고, 체력 보강이 부족한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지난 우버컵에서의 결장은 급성 장염 증세 때문이었다. 그동안 고질적으로 안세영을 괴롭혀 온 '근육 리스크'가 아니어서 다행이었고, 우버컵 이후 3주간의 회복시간을 갖기는 했지만 예전 경기력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안세영의 성적보다 실전 경쟁을 통한 경기체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만에 하나 무리했다가 부상이 악화된다면 '큰일'을 앞두고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격이 되기 때문에 김학균 감독은 "조심 또 조심"을 강조하고 있다.
안세영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번 대회 성적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남자-혼합복식에 중복 출전하는 서승재는 상승세다. 지난 세계남자단체선수권(토마스컵)에서 단체는 최종 8강에 그쳤지만 강민혁과의 복식에서 자신이 출전한 4경기(조별예선 포함) 전승을 했고, 앞서 아시아개인선수권에선 채유정과의 혼합복식 준우승으로 '멀티 파워'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여자복식 세계 2위 이소희-백하나도 전영오픈 우승, 아시아개인선수권 1위의 여세를 몰아 이번 대회서도 성공한다면 올림픽 메달 색깔을 미리 엿볼 수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