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바이에른 뮌헨 감독으로 빈센트 콤파니가 부임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로 알려진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23일(한국시각) 개인 SNS를 통해 바이에른과 콤파니 감독의 합의가 임박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독일 스포르트 빌트에서 활동하며 바이에른 내부 소식에 능통한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 역시 개인 SNS를 통해 바이에른과 콤파니 감독의 합의 소식을 전했다. '바이에른과 콤파니 감독은 구두 합의를 맺었다. 이제 바이에른은 번리와 합의점을 찾기만 하면 된다. 콤파니 감독은 2028년까지 계약을 맺었다. 그는 이번 주말 안으로 바이에른의 새로운 감독으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3달 넘도록 이어지던 바이에른의 토마스 투헬 감독 후임 찾기가 드디어 마무리단계로 접어들었다. 투헬 감독과 이별을 발표한 후, 바이에른은 수많은 감독들과 접촉했다. 언급된 감독들의 이름만 나열해도 10명이 넘는다.사비 알론소 바이엘 레버쿠젠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감독, 랄프 랑닉 오스트리아 감독 그리고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은 실제로 바이에른이 협상을 진행했던 사령탑들이다.
이 4명의 감독을 제외하고도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로베르트 데 제르비 전 브라이튼 감독, 로저 슈미트 벤피카 감독, 우나이 에메리 애스톤 빌라 감독, 훌렌 로페테니 전 울버햄튼 감독 등은 바이에른이 후보로 검토했던 인물들이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이들 중에서 어느 누구와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결국 투헬 감독을 설득해 다시 협상을 하려는 움직임까지도 있었다. 투헬 감독의 바이에른 잔류가 매우 유력하다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끝내 계약기간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바이에른 수뇌부는 엄청난 위기에 빠졌고, 결국에는 콤파니 감독에게 접근했다. 콤파니 감독이 바이에른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은 21일에 나왔다. 로마노 기자는 독점 소식이라며 "콤파니 감독은 번리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강등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러 클럽에서 선택지로 고려됐다. 바이에른도 내부적으로 가능한 후보자들 사이에서 콤파니 감독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때 폴크 기자 역시 "콤파니 감독은 바이에른이 찾고 있는 프로필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어떤 감독과 협상을 할 것인지는 바이에른 수뇌부에서 판단할 문제지만 팬들은 모두가 반대하고 있다. 콤파니 감독이 선수 시절에는 엄청난 레전드 출신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의 주장으로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줬던 센터백이다.
하지만 선수 생활의 화려함과 감독으로서도 뛰어난 사령탑이 되는 건 별개의 문제다. 콤파니 감독이 지도자로서 성공적인 스타트를 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가장 최근 성적은 번리를 이끌고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강등이다.
팬들의 반대 목소리에도 바이에른은 진지하게 콤파니 감독을 고려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공영방송인 BBC에서도 콤파닉 감독의 이름이 바이에른과 함께 등장했다. BBC는 21일 '번리 감독 콤파니는 바이에른의 새 감독 후보 명단에 있는 놀라운 이름이다'고 전했다.
BBC는 콤파니 감독을 두고 '콤파니는 안더레흐트와 번리에서 좋은 평판을 얻었지만, 이번 시즌 강등은 콤파니 감독을 잘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함부르크에서 선수 시절을 보내면서 분데스리가에 대한 지식이 있고, 독일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콤파니 감독은 2018~2019시즌 친정인 안더레흐트에서 감독으로 첫 출발을 알렸다. 당시 안더레흐트는 재정적으로 굉장히 어려워 핵심 선수들이 계속 유출되는 상황이었는데도 콤파니의 지도력 덕분에 좋은 성적을 냈다.
이를 기반으로 콤파니 감독은 2022~2023시즌 번리로 부임할 수 있었다. 번리에서의 첫 시즌, 콤파니 감독은 매우 공격적인 축구로서 EPL에서 강등된 번리를 곧바로 승격시키는데 성공했다. 역대급 성적이었다. 승점을 무려 101점이나 확보하면서 콤파니의 번리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EPL로 복귀했다.
그러나 2023~2024시즌 번리는 리그 38경기에서 단 5승만 거두면서 19위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번리는 콤파니 감독이 최악의 성적을 보내는 와중에도, 콤파니 감독을 믿겠다면서 경질을 결정하지 않았다.
콤파니 감독은 바이에른행에 동의하면서 번리 입장에서 보면 최악의 배신자가 되는 셈이다. 콤파니 감독이 다른 구단으로 떠날 것이라는 걸 알았다면, 번리는 강등 당하고 있는 와중에 콤파니 감독을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차라리 2부 리그로 내려가서도 믿을 수 있는 감독을 데려왔을 것이다.
번리는 EPL 승격이 확정되자마자 콤파니 감독에게 5년 재계약을 곧바로 건넸을 정도로, 콤파니 감독에게 진심이었다. 콤파니 감독도 당시에 토트넘을 비롯한 여러 구단과 연결됐는데 이직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번리와 콤파니 감독의 동행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처럼 보였지만 1년 만에 동행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콤파니 감독을 믿어줬던 번리 팬들은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바이에른이 EPL에서 팀을 강등시킨 감독을 데려오는 것이 1시즌만 버티기 위한 구단 수뇌부의 계획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1년 뒤에는 바이에른의 플랜A였던 알론소 감독이 레버쿠젠에서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바이아웃 조항이 발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혹은 리버풀을 떠나 안식년을 취하고 있는 클롭 감독을 설득시킬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