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평범한 2루 땅볼이었다. 하지만 사령탑이 그라운드로 박차고 나가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21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가 맞붙었다.
KIA가 1-0으로 앞선 5회말. 롯데 선두타자는 이학주.
이학주는 2루 쪽 땅볼을 쳤다. 비교적 여유있는 타구. KIA 2루수 김선빈은 공을 잡아 1루에 던졌다.
하지만 이 송구가 높았다. 1루수 이우성이 팔을 뻗어 잡으려 했지만, 공은 글러브에 맞고 뒤로 튕겼다.
문제의 상황은 여기서 발생했다. 이학주는 정상적으로 1루로 달려 베이스를 밟으려던 상황. 하지만 이우성이 뒤로 물러선데다, 시선이 공을 따라가느라 그대로 뒤로 돌아서서 베이스 위를 막아버렸다. 전력질주해온 이학주와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두 선수가 뒤엉키면서 1루 파울지역에 각각 나뒹굴었다.
일반적인 2루수 실책과 마찬가지의 상황.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볼이 빠진 타이밍은 이학주가 1루에 도달하기도 전이었다. 이우성이 가로막지 않았다면 이학주가 2루로 달려볼법도 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즉각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주루방해로 2루 진루권을 줘야하지 않느냐'는 내용의 항의였다. 하지만 심판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황상 두 선수의 충돌이 1루 베이스 위에서 벌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상 주루방해로 인한 진루권은 주자가 다음 베이스로의 진루 의사를 보인 상황에서 방해가 있었을 때 주어진다.
이대형 해설위원은 두 선수의 충돌 상황에 대해 "이학주가 이우성의 등을 살짝 짚어주면서 충격을 흡수했다"면서도 "이우성은 엉덩이로 떨어졌기 때문에 충격이 있을 수 있다"며 우려했다.
KIA 역시 요즘 날카로운 타격감을 앞세워 중심타자로 활약중인 이우성인 만큼 조마조마하게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이범호 KIA 감독도 상황을 면밀히 주목했다.
다행히 두 선수 모두 툭툭 털고 일어났다. 충격은 있으되 큰 부상은 없는 듯 했다.
이후 이학주의 2루 도루는 실패했고, 롯데는 6회초 현재 여전히 0-1로 뒤지고 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