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부산 아이파크가 무승 사슬 탈출에 성공했다.
부산은 1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K리그2 2024' 13라운드 성남FC와의 원정경기서 프리킥 선제골을 사수하며 1대0으로 승리했다.
최근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에서 벗어난 부산은 승점 19(5승1무5패)를 기록하며 수원 삼성을 다득점으로 따돌리고 3위로 도약했다.
한여름 더위 못지 않게 치열했던 두 팀의 올 시즌 첫 만남이다. 성남과 부산은 지난해 3차례 맞대결에서 총 12골을 주고 받는 포격전을 했다. 2023시즌 첫 대결서는 부산이 3대1로 승리했고, 2차전에서는 성남이 3대2로 복수했다가 마지막 3차 맞대결은 부산의 3대0 완승으로 끝났다.
어느 한 쪽은 기본 3골이 터지는 난타전을 펼쳤으니 이날도 뜨거운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 예상하는 건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 전 살짝 다른 기류가 감지됐다. 원정팀 부산의 박진섭 감독이 '신중모드'를 들고 나왔다. 최근 2연승 이후 상대적 하위팀인 충남 아산(2대3 패)과 충북 청주(0대0 무)에 발목을 잡힌 박 감독은 "현재 많은 실점이 가장 큰 고민이다"며 이날 성남전에서는 안정적인 선수비 전술로 '화끈함'보다 '실리'를 추구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부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11경기 19골-17실점으로 전체 13개팀 가운데 4번째로 많은 실점을 기록 중이었다. 다득점으로는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것과 비교하면 극심한 불균형이었다.
더구나 부산은 사흘 뒤 천안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어서 로테이션 가동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이처럼 부산이 먼저 칼끝을 감췄으니 김 빠지는 대결이 될 것 같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았다.
성남이 부산전을 벼르고 나왔다. 최철우 성남 감독대행은 앞서 창원 원정(12일)에 이어 15일 열린 전남전(0대2 패)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고 했다. 현재 리그 2위 전남을 상대로 장거리 원정까지 가서 전력을 쏟아붓느니, 홈 부산전에 승부를 걸어보는 게 승점 획득에 나을 수 있다.
막상 뚜껑이 열리자 두 팀 감독의 예고대로 부산은 내려섰고, 성남은 올려세웠지만 실속은 부산이 챙겼다. 역습 위주의 흐름을 이어갔지만 '전진'에 치우친 성남의 뒷문을 연신 공략하며 성남의 공세에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았다.
전반이 끝났을 때 볼 점유율은 부산 58%로 많았고, 슈팅수에서도 총 10개(유효 5개)로 4개(유효 1개)에 그친 성남을 압도했다. 전체적인 흐름은 성남이 주도한 듯했지만 부산이 챙길 것은 다 챙겼던 것이다.
여기에 '운발'도 교차했다. 성남은 전반 16분 후이즈가 천금같은 페널티킥을 날려버렸다. 상대 골키퍼의 타이밍을 뺐기 위해 찬 것이 너무 약했고, 방향도 읽히고 말았다. 올 시즌 득점 2위(6골)인 후이즈가 이런 실수를 하지 홈 팬과 선수들은 아연실색했다. 그 후유증일까. 전반 추가시간인 47분 성남은 불운을 맞았다. 아크 외곽 프리킥 상황에서 부산 라마스의 절묘한 슈팅에 꼼짝하지 못했다.
성남은 후반 들어 이정협을 조커로 투입하는 등 공격 라인을 대폭 강화, 추격의 고삐를 죄었지만 그럴 수록 탄탄해진 부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성남은 '2%' 부족한 마무리에도 스스로 발목을 잡혔다.성남=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